[신간] ‘그곳에 사람이 있다’

[신간] ‘그곳에 사람이 있다’

기사승인 2016-02-26 16:46:55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도시화와 산업화가 거침없이 진행됐지만, 과거의 흔적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 주말이면 자동차를 타고 대형 마트에서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우리 주변엔 여전히 전통 시장이 존재한다. 청계천 복원 공사가 끝난 지 10여 년이 흘렀지만, 청계천 주변 황학동과 을지로에는 현재의 상인들이 과거의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과거를 지워내는 작업은 끊임없이 진행 중이다. 빈민 운동가로 활동 중인 저자 최인기는 ‘그곳에 사람이 있다’에 이런 역사를 경험하고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문을 나서자 늦가을 바람이 파르라니 깎은 귓불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겨울 문턱인 듯 제법 쌀쌀합니다. 출출한 배를 채우려고 탑골공원 옆 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실비 식당들이 종로 재활용센터 앞까지 즐비합니다. ‘선비옥’이라는 식당의 야외 자리에 앉았습니다. 북엇국과 순두부가 3000원입니다. 이 가격도 10년 전 그대로입니다. 순댓국을 시켜 새콤달콤한 깍두기 국물을 넣고 밥을 말아 입안에 털어 넣으니 포만감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식후 커피 가격은 최근 두 배로 올랐지만, 그래도 200원입니다. 이발하고 저녁 식사에 커피까지 마셨는데 총 6700원이 들었습니다. 이러니 이곳을 사랑할 수밖에요.” (p.39)

저자는 서울과 부산을 중심으로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공간을 찾아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만난다. 재개발로 마을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철거 지역, 현대화 사업이 진행되는 전통 시장, 한때 잘나가던 부산의 점집촌, 산꼭대기 달동네 등을 누빈다. 유명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주변에 있지만,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담담하게 풀어낸다.

최인기 지음 / 나름북스 / 16,000원

bluebel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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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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