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결혼이 늦어지니까 혹시 모를 난임에 대비해 난자를 보관하기로 했어요.”
37살 직장 여성 김자경(가명)씨는 아직 미혼이다. 그렇지만 언젠가 결혼을 할 예정이고, 아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도 막연히 하고 있다. 그래서 병원에 난자를 보관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만혼과 노산을 대비해 난자를 보관한 미혼 여성들이 늘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이는 국내 한 병원 조사에서도 밝혀졌다.
차병원 난임센터 37난자은행에 따르면 만혼과 노산을 대비해 난자를 보관한 미혼 여성을 분석한 결과 2015년 작년 한해만 128명으로 전년(56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2013년(30명)과 비교해서는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난자를 보관하는 여성들의 주 연령층은 어떻게 될까. 난자를 보관한 여성들의 주 연령층은 35세에서 40세 이하의 전문직 여성들이 36%로 가장 높았고, 40대 여성들이 35%로 그 뒤를 이었다. 뿐만 아니라 20대도 14%를 차지하며 상당수의 전문직 여성들이 젊은 시절부터 난자 보관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재 난자를 보관한 여성들의 62%가 만혼을 대비한 미혼 여성들로 시험관 아기를 목적으로 하는 여성의 23%보다 월등히 높았다.
김자연 차병원 서울역 난임센터 교수는 “의학적으로 35세 이상이 되면 노산이라고 부르고 40세 이상이 되면 임신률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며 “최근 일과 졍제적인 문제 등 여러가지 사정으로 결혼이나 출산을 미루는 여성들이 증가함에 따라 난자를 보관하려는 미혼 여성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 라고 설명했다. 또한 “결혼이 늦은 여성이라 해도 난자의 질만 우수하다면 큰 문제 없이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다”며 “미혼이라도 37세 이전에 난자 를 보관한다면 결혼 후 임신을 계획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난자냉동은 암이나 백혈병 등으로 인해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할 여성들이 난자의 질 저하나 난자가 생성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해 보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만혼 여성이 혹시나 모를 난임에 대비해 보관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장은미 강남차병원 교수는 “요즘은 난자 냉동 기술이 워낙 좋아져서 10년 이상 보관이 가능하다” 며 “실제로 지난 2011년 차병원에서는 백혈병 환자가 치료 후 10년 보관 난자를 해동해 건강한 아이를 출산한 예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에서 40대의 건강한 여성이 보관한 냉동난자를 해동해 첫 출산에 성공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고 결혼이 늦어지면서 만혼을 대비해 난자를 보관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이미 많은 여성들이 시도 하고 있어, 향후 새로운 임신과 출산의 트렌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vitam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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