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영화 ‘귀향’이 그야말로 난리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귀향은 28일 누적 관객 수 106만1259명을 기록, 개봉 4일 만에 100만 명을 돌파했다. 우려했던 스크린 수도 어느새 793개까지 늘었다.
이날 친분이 있는 타 매체 여기자로부터 오랜 만에 카톡(카카오톡)이 왔다. 일명 ‘죽전맘’이라고 하는 ‘죽전, 보정, 마북 엄마들의 카페’ 소속 회원들이 귀향을 보자는 일종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처음엔 시큰둥했다. 기자들이 흔히 표현하는, ‘얘기가 안 된다’고 생각했다. 요즘 여기저기서 너도 나도 귀향을 보자고 하고 있을 텐데, ‘아이 키우는 엄마들 몇 명 모여 “보러 갑시다!”하고 있다고 뭐가 그리 다를까’라는 그런 느낌? 딱 그 정도였다. 사실 그 기자도 카톡에 ‘제보 아닌 제보’라고 썼는데, 그 역시 기자로서 나 같은 생각을 조금은 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데 확인을 해보니 이게 웬걸. 이 엄마들은 확실히 ‘얘기가 되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회원 수 1만7000명이 넘는 이 카페 엄마들은 개봉일인 24일에 운영자가 공지를 띄우자마자 무섭게 일어섰다.
어림잡아 봐도 수백 명의 엄마들이 아이를 남편, 어머니에게 맡겨놓고 극장으로 달려갔다. 어떤 엄마는 ‘아들에 아들 친구들까지 데려가서’ 봤고, 어떤 엄마는 ‘남편하고 또’ 보겠단다. 자기 돈 몇 만원씩 들여 표를 4~5장씩 사놓고 ‘아직 못 보신 분들 나눠드리겠다. 전화번호 보내 달라’고 하는 엄마들도 있다. 운영자는 공지에 ‘우리 엄마들이 꼭 봐야할 영화’라고 했다.
이 엄마들을 보다보니 ‘다른 엄마들’이 떠올랐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이제 일본을 용서하자”고 외치는 그 엄마들, 바로 ‘엄마부대’이다.
이 엄마들은 국가의 미래를 걱정한다. “한국이 더 강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위안부 할머니들이 희생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런데 국민으로서의 공감과 분노가 없다. ‘국민이 곧 국가’인 것이 자유 민주주의 사회의 당연한 사실이고 근원적 힘인데, 국가를 걱정한다면서 한 나라 국민의 아픔은 저 뒤로 밀어 내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카페의 엄마들은 이들처럼 거창하지 않다. 카페에서는 아무도 강한 나라, 정부에 대한 평가를 논하지 않는다. 그저 같이 영화 한 편 보자는 게 전부이다. 하지만 이들은 공감하며 영화를 보고, 분노하며 다른 이들에게도 관람을 권한다.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고, 같은 여자이니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눈물, 한숨, 인생을 영화를 볼 때만이라도 같이 느끼자는 게 이 ‘대동단결’의 주 연료이다.
내겐 이들이 더 ‘엄마’ 같다. 여자로서의 삶이 갈기갈기 찢겨버린 이들에게 “국가를 위해 용서하라”며 ‘대의’를 강요하는 이들보단, “OO야, 우리나라엔 이런 역사가 있어”라며 자식 손잡고 극장으로 향하고, 나올 땐 눈이 퉁퉁 부어 있는 이 아줌마들이 더 엄마 같다. 그래서 그 이름도 씩씩한 ‘엄마부대’라는 이름도 같이 귀향을 보자는 이 엄마들에게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괜시리 궁금해진다. ‘그’ 엄마부대 엄마들은 귀향을 봤을까. 볼까. 봤다면, 본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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