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치인트’, 논란 속 결국 안드로메다行

[친절한 쿡기자] ‘치인트’, 논란 속 결국 안드로메다行

기사승인 2016-03-02 16:06:55
치즈인더트랩

[쿠키뉴스=이혜리 기자] ‘유종의 미’가 아닌 ‘용두사미’였습니다. 최고의 기대작이었던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 후반부로 갈수록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며 ‘안드로메다 열차를 탄 드라마’라는 혹평을 얻었습니다.

1일 방송된 ‘치인트’ 마지막 회에서는 홍설(김고은)과 유정(박해진)이 헤어지는 장면이 그려졌습니다. 3년 후 홍설은 떠난 유정에게 근황을 묻는 메일을 계속 보냈으나 ‘읽지 않음’이라는 수신확인만 할 수 있었죠. 이후 홍설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메일이 ‘읽음’ 표시로 되는 장면으로 드라마는 종영했습니다.

나름대로 열린 결말로 마무리 됐지만, 주인공 유정의 근황조차 설명되지 않자 시청자들은 황당함을 드러냈습니다.

마지막 회만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닙니다. 후반부에 이르면서 유정의 존재는 사라져갔습니다. 심지어 시청자들은 ‘유정 실종설’까지 제기하며 ‘치인트’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유정과 홍설, 백인호(서강준)의 삼각관계가 중심을 이루던 전개에서 갑작스레 유정의 분량이 대폭 축소된 것입니다.

유정의 행동이 이해될 수 없을 만큼 그의 감정선은 배제됐습니다. 이와 함께 인호의 사연에 초점이 맞춰지기도 했습니다. 홍설 역시 남자친구 유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호에게만 신경을 쓰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순식간에 ‘어장 관리녀’가 됐습니다.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는 캐릭터들이 후반부에 이르면서 모두 무너진 것이죠.

‘치인트’가 무너지게 된 계기는 제작진과 원작자와의 갈등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원작자 순끼는 지난달 24일 자신의 블로그에 불만을 드러냈는데요. 그는 “드라마가 ‘원작에 충실하게’ 제작되는 동안 제작진으로부터 연락 한 통이 없었고 드라마가 어떤 내용으로 제작되는지 알 수 없었다”며 “시나리오 공유를 요청하자 ‘드라마 대본의 철통보안’이라는 이유로 원작자인 내게도 6화 이후로 공유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각종 논란에 대해 “나중에 말하겠다”며 침묵으로 일관하던 제작진은 “원작자를 좀 더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면서 “이윤정 감독이 순끼 작가님께 사과했다. 팬과 배우들에게도 죄송하다”고 뒤늦은 입장을 전했다.

박해진 또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유정의 성격과 심리 묘사를 제작진이 생략했다”며 “다양한 장면에서 유정의 감정이 다 드러나지 않았고 엉켜 있는 감정들이 끝내 풀리지 않아서 답답하기도 했다”고 아쉬워했습니다.

결국 이 같은 논란 속에 시청자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3.6%의 시청률로 시작한 ‘치인트’는 최고 7.1%까지 찍었으나, 5%대로 내려앉았습니다. 물론 케이블 드라마임을 감안하면 높은 시청률이지만, 아쉬운 시청률 추이임은 분명합니다.

초반에 몰입해서 봤던 대부분의 시청자들도 후반부로 갈수록 전개가 산으로 갔다며 캐릭터들도 이해가 안 돼 답답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죠.

박해진·김고은·서강준·이성경 등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던 배우들을 캐스팅했지만 ‘치인트’는 결국 ‘막장 드라마’라는 오명까지 쓰게 됐습니다. 드라마를 비난할지언정 배우들의 열연을 잊어서는 안
되겠죠. 이렇게 ‘치인트’는 두고두고 아쉬운 작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hye@kmib.co.kr
이혜리 기자 기자
hye@kmib.co.kr
이혜리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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