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김 ‘야권 통합론’에 안철수 강경 의지… 사당화(私黨化) 논란 불거지나

천·김 ‘야권 통합론’에 안철수 강경 의지… 사당화(私黨化) 논란 불거지나

기사승인 2016-03-04 00:00:12
사진=국민일보 DB

[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야권 통합론’을 놓고 당내 갈등이 격해지자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당 내 ‘또다른 리더십’인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 선대위원장이 “일단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기조 하에 야권 통합론을 지지하고 나서자 안 의원이 ‘야당교체’의 기존 방침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3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 대표의 야권 통합론 제안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안철수는 “이는 비겁한 정치공작이며 퇴행적인 수단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총선을 불과 40여일 앞둔 상황에서 눈앞에 닥친 위기를 극복할 뚜렷한 묘책이 없다는 게 천 공동대표와 김 선대위원장의 입장이다. 때문에 이번 야권 통합론에서 당론이 갈릴 경우 또다시 야권 내 대격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안 대표의 작심은 확고하다. 3일 부산을 찾은 안 대표는 “만년 2등만 하겠다는 야당을 바꾸는 선거를 해야 한다”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원칙 있는 승리가 좋지만 그게 어려우면 원칙 있는 패배가 낫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더민주는 원칙 없는 승리라도 하겠다는 거다. 이게 어떻게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는 분들의 선택인가”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김영삼 전 대통령을 “독재와 평생을 싸우신 분”이라 평하며, “부산에 와서 보니 김영삼·노무현의 결기가 생각난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당 내 두 대표를 거론하진 않았지만, 현재 야권 통합론이 화두가 되고 있는 만큼 안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중요한 결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제안에 대한 확고한 거부 의사를 밝히며 ‘야당교체’의 기존 총선 기조를 다지고, 당내 동요를 막는 동시에 본인의 리더십을 공고히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같은 안 공동대표의 강경 대응에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안 공동대표가 차기 대권을 바라보고 총선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시각이다. 야권 연대에 합류할 경우 안 공동대표가 더민주 탈당 당시 내건 정치론에서 또다시 ‘철수(撤收)’하는 꼴이고, 이는 대권 주자로서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이번 총선에서 애매한 다야(多野)로 여당에 대패할 경우, 그 책임을 그대로 뒤집어 쓸 수도 있다.

더민주의 제안에 흔들리는 국민의당 의원들을 다잡는다는 분석도 있다. ‘야당교체’라는 큰 프레임에서 지금의 통합 제의는 당론의 핵심 의지가 꺾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더민주와의 단절을 선언한 안 공동대표 입장에서 위화감이 들 만한 것이다.

다만 천정배 대표와 김한길 선대위원장 또한 통합론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불씨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선대위원장의 경우 자신이 출마를 선언한 서울 광진갑에 전혜숙 더민주 전 의원이 출마의사를 밝히고 있기 때문에 통합카드가 절실한 상황이다.

당장 이번 총선 전략에 대해 천 대표와 김 선대위원장은 “새누리당 1당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점에 뜻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안 대표는 “현재 여야로 나뉜 거대 기득권 체제를 무너뜨려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선대위원장은 “깊은 고민과 뜨거운 토론이 필요하다”며, “내가 말을 꺼내지 않아도 당 내 많은 의원들이 (야권 통합론에 대해) 이야기들을 한다. 이미 굴러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정배 공동대표 또한 새누리당의 압승 저지를 이번 총선의 제1원칙으로 삼고 있는 만큼, 야권 통합 내지는 연대에 무게를 실고 있다. 천 공동대표는 “(통합 연대론이) 우리가 앞서 목표로 세운 10-20석을 얻는 것과 논리적으로 상충되지 않는다”며 야권 통합론에 긍정적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안 대표의 독자노선을 놓고 창당 당시부터 제기됐던 ‘안철수 사당화(私黨化)’가 총선 전 불거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dani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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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니엘 기자 기자
daniel@kmib.co.kr
이다니엘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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