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그냥 신나게 패는 영상 올리고 끝내려 했는데 문득 한 가지를 깨달았지. 폭발적인 반응들! 후속영상을 기다리는 놈들! 입소문! 내 팔로우가 며칠 만에 몇 배는 늘었더라고. 계정 사고 팔 수 있는 거 아냐? 사는 놈들 널려있어. 지금 내 계정 팔면 얼만 줄 알아? 5000만원. 지금 내 계정은 팔면 5000만원이야. 10만 명당 1000만원. 난 팔아먹고 또 계정 새로 파서 팔로우 모으면 돼. 내 팬들은 또 좋다고 따라오니까”
최근 한 유명 웹툰에선 이른바 ‘페북스타’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해당 회차에 나오는 ‘페북스타’는 위와 같이 말하며, 고등학생의 신분에도 거액을 벌고 있음을 자랑처럼 말한다. 하지만 위 행동은 엄연히 불법이다.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SNS서비스망을 구축 중인 페이스북은 성장세만큼 각종 문제의 중심에 서 있었다. 이에 대한 사이버 상의 토론은 이미 몇 년째 계류 중이지만 페이스북의 반응은 무디기만 하다.
당장 페이스북의 개인 타임라인에 무작위 접속해도 사진, 거주지, 연락처, 이메일 등의 개인정보를 얻을 수 있다. ‘좋아요’ 수가 몇 십 만에 달하는 유명 페이지엔 저작권에 위배되는 각종 자료들과 혐오스런 콘텐츠가 여과 없이 올라가있고, 어떤 페이지는 유머·스포츠·연예·엽기 등을 구실로 기업 바이럴 마케팅, 불법 도박 및 성매매 알선을 교묘하게 자행하고 있다.
고도성장 이뤄낸 페이스북, 불법에 대한 책임은?
페이스북은 그 이름처럼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고 다른 이들과 소통한다. 잊고 지냈던 친구를 찾을 때에도, 근황이 궁금한 친구를 찾을 때에도 프로필 사진을 통해 사전 인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지구 반대편에 있는, 전혀 모르는 사람과도 직접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듯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연령, 성별, 국가에 상관없이 누구든 자유롭게 접근하고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유저수를 모으는 데 결정적인 강점으로 작용했다. 2015년 3분기를 기준으로 월간 세계 이용자수는 15억5000만 명이고, 이런 성장세에 빗대 페이스북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순익으로 주가 또한 전년 대비 26%나 상승했다.
이런 성장세의 제1원인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유저수 급등을 들 수 있다. 3분기 페이스북의 이용자 증가율은 북미지역의 경우 2억1700만명으로 전년대비 0.5% 늘었고, 유럽은 3억1500만명으로 6.4% 증가했다. 그러나 아태지역은 5억1100만명으로 22.5% 상승했다.
페이스북이 거대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그에 따르는 도의적 책임들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를 묻는다면 상당부분 의문부호가 달린다.
가장 주된 이슈는 개인정보 수집에 관한 문제다. 한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굳이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할 필요 없이 페이스북에 가면 다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로 페이스북은 개인정보 보호에 매우 취약하다.
미국의 IT전문가 스코트 알렉산더는 ‘파퓰러사이언스’ 2014년 6월호 칼럼을 통해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등의 속임수를 전혀 쓰지 않는 조건으로 월간 이용자수 5억명에 달하는 개인정보를 모은 메시징서비스 ‘왓츠앱’을 페이스북이 190억 달러에 인수한 것에 대해 앞으로 개인정보 보호정책이 제대로 유지될 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미국 종합경제지 포춘은 지난달 26일 모닝컨설턴트의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설문 참가자 중 51%가 페이스북에 지나치게 많은 개인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는 응답을 했다고 전했다.
독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일 페이스북이 이용자 정보를 보호하는 자국의 관련법과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한 예비혐의로 조사를 시작했다.
도 넘은 페이지 불법 수익사업… 페이스북 손 놨나
페이스북 약관에 따르면 페이지 상에서 사전 권한 없이 제삼자의 광고는 금지된다. 기업 주체나 브랜드 등이 상품을 PR하는 것도 약관상 문제가 있지만, 이러한 활동까지는 넓은 범위에서 허용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유머, 엽기, 뉴스, 정보 등을 구실로 개설된 페이지에서 특정 기업이나 상품을 홍보하는 활동은 명백한 약관 위반이다. 더구나 이것이 불법 도박이나 성인 용품, 성매매 알선 등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약관에서는 “화기류, 주류, 담배, 성인용품 등 규제 상품의 개인 판매를 홍보하는 페이지의 경우 만 19세 미만에 대한 접근을 제한해야 한다. 온라인 카지노, 스포츠 북, 빙고, 포커 등 온라인 도박, 스킬 게임 또는 복권의 홍보 또는 개설에 관한 페이지는 Facebook으로부터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며 특정 국가에서만 허용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미 이전 기사(페이스북, 성매매 게시물에 “규정 위반하지 않았다?”)를 통해 페이스북의 시스템과 신고체계, 정책이 각종 불법 사업을 종용하고 있음을 보도한 바 있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한 두 페이지의 문제가 아니다. 페이지는 단체·제품·공인 등으로 자유롭게 개설할 수 있는 브랜드 게시판이다. 개인의 경우 실명인증을 해야 하고, 맺을 수 있는 친구 숫자도 5000명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페이지는 개설에 별다른 제약 없이 무제한 ‘좋아요’를 허용하는 등 높은 차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자유도가 방종으로 변질돼 무분별한 상업성·유해성에 노출되고 있다. 특히 심의가 까다롭거나 전면 금지돼있는 도박, 성매매, 성인용품, 의료기기 등의 광고가 콘텐츠 사이에 교묘하게 드러나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페이스북은 특성상 공유나 좋아요를 누를 시 해당 게시물이 주변 지인들에게 전달된다. 세포 증식을 하듯 정보가 퍼져나가는 이러한 특성은 마케팅 측면에서 엄청난 강점이다. 페이스북은 알고리즘 수정을 통해 나름의 대안을 내놓았지만, 마케팅 전략은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
‘아디다스 풋볼 더 베이스 서울’ 페이지에서 개최하는 고등학생 축구대회의 경우 예선참가 기준을 실력이 아닌 ‘좋아요 수’로 선정하는 이상한 방식을 적용, 참가 고등학생들이 ‘페이지 좋아요’ 구걸을 하게끔 종용했다. 아디다스는 페이지 홍보를 위해 미성년 학생들의 간절함을 이용했다는 이유로 여론의 몰매를 맞아야 했다.
페이스북 마케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대행사들은 이미 수백 개 이상이다. 포털 사이트에서 ‘페이스북 마케팅’을 쳐보면 얼마나 많은 대행사들이 활동 중인지를 알 수 있다. 일부 대행사들은 특정 기업 페이지의 좋아요 수를 건당 30~100원에 올려주기도 한다. 중고 사이트에선 높은 숫자의 좋아요를 보유 중인 페이지에 대한 거래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신OO’이라는 페이지를 운영 중인 관리자는 “좋아요 30만개 넘으면 휘발유를 가슴에 붓고 태우는 장면을 영상으로 찍어 올린다”는 홍보를 통해 페이지 좋아요를 기하급수적으로 올렸다. 이 외에도 압정이 놓인 바닥에 드러눕는다든지, 쇠 절단기에서 튀는 불똥을 얼굴로 그대로 받는 퍼포먼스도 펼쳤다. 90만 명 이상의 ‘좋아요’를 획득하고 있는 이 페이지 상단에는 음원, 게임사 홍보물 등이 걸리곤 한다.
저작권 문제의 경우 몇 년 전부터 문제가 불거졌지만, 페이스북은 단속만 강화할 뿐 근본적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몇 만 내지는 몇 십만에 육박하는 좋아요를 기록하고 있는 콘텐츠 페이지들은 방송, 기사, 사진, 동영상 등 저작권 침해의 여지가 있는 자료들을 스스럼없이 게재한다. 이와 함께 바이럴 마케팅 형식으로 몇몇 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광고를 해주는 방식이다.
이번 취재 과정에서 페이스북측의 입장을 들어보려 했으나 국내에 공식적인 연락수단이 없고, 고객센터는 아래와 같은 상태였다.
다만 2014년 5월 13일 보도된 ‘이투데이’의 기사에서 페이스북 코리아 관계자는 “운영되는 페이지가 방대하기 때문에 이를 모두 찾아 제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용자들의 신고가 접수될 경우 페이지 삭제 등을 검토하고 있다”란 해명을 내놓은 바 있다. dani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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