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중국의 바둑 ‘신성’ 커제(柯潔·18) 9단은 “같은 조건이면 나도 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12일 인민일보 인터넷판 인민망에 따르면 커제 9단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구글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의 바둑에 대해 “거의 완벽했고 실수한 곳이 없었다”며 “비록 후반부에서 일부 문제가 있었던 것 같은 데 의미가 없다. 안정적으로 승리한 바둑이다. 전반부 역시 완벽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파고가) 약간 두렵다”고 했다.

인민망은 커제 9단이 지난 9일 이세돌-알파고의 첫 대국 뒤 웨이보에 “알파고가 이세돌은 이겼지만, 나를 이길 수는 없다”는 글을 올렸던 점을 거론하며 “세 번의 대국을 지켜본 뒤 약간 동요하고 있다”고 답했다.

커제 9단은 “알파고와 대결하면 아주 세밀한 작전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기존 바둑에도 일부 변화를 줄 것”이라며 “나는 여전히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알파고는 끊임없이 학습하기 때문에 모든 인류가 패배하는 것은 머지않은 일이 될 것이라고 그는 예견했다.

커제 9단은 수년 전부터 국제무대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중국 매체들은 커제를 ‘세계 1인자’로 칭한다.

특히 세계대회에서 이세돌 9단에게 잇달아 패배를 안기며 이세돌 9단의 천적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중국 내 바둑고수들도 커제 9단 역시 알파고를 이기기 힘들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구리(古力) 9단은 이날 관전평에서 “한 개의 (바둑고수) 부대는 괜찮겠지만, 한 명은 (알파고의) 적수가 될 수 없다"며 "최소 5명의 9단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바둑 국가대표팀 위빈 감독은 지난 9일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첫 대국이 끝난 뒤 가진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만약 커제가 대결을 한다면 대체로 (이세돌보다) 좀 더 나을 수 있지만, 반드시 이긴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관측했다.

중국 정부와 구글 간의 미묘한 관계를 고려할 때 커제와 알파고가 맞붙는 ‘제2차 세기의 대국'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중국 정부는 언론통제 조치의 일환으로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등과 함께 주요 외국 언론매체의 홈페이지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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