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과 공재광 평택시장, 지역아동보호센터 관계자 등 20∼30명이 장례식장을 찾아 원영군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빈소는 따로 마련되지 않았고 추모하는 꽃과 조사도 없었다.
원영군의 시신은 천안추모공원에서 화장되고 나서 평택시립추모공원 납골당에 안치될 예정이다.
평택시 관계자는 “원영군 누나는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와 함께 심리적 안정을 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장례를 마치고서 유가족에 대한 지원대책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원영군을 학대 끝에 숨지게 한 계모와 친부가 죄를 뉘우치기는 커녕 처벌을 피하고자 갖은 범행 은폐 시도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평택경찰서는 전날 범행을 자백한 계모 김모(38)씨와 친부 신모(38)씨를 상대로 이날 새벽까지 조사를 이어갔다.
김씨는 지난달 2일 원영군이 사망하자 여전히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신씨와 거짓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는 원영군이 숨진 다음날 김씨에게 “원영이 잘 있지?”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김씨는 “밥 잘 먹고 양치질도 했다”고 답했다. 지난 4일에는 회사에 “아들을 찾으러 간다”며 휴가까지 냈고, 원영군을 찾으러 다니는 것처럼 김씨와 문자 메시지로 대화를 나눴다.
원영군을 강원도 지인에게 보냈다는 김씨의 거짓말을 뒷받침하기 위해 블랙박스가 있는 차 안에서 김씨와 “원영이 잘 있겠지? 오줌 안 싸는지 모르겠다. 이사가면 데리고 잘 살자”는 대화를 차량 블랙박스에서 나누기도 했다. 원영군의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한 것처럼 보이려고 초등학생용 책가방과 신발주머니도 구입했다.
지난달 12일 원영군을 청북면 자신의 아버지 묘소가 있는 한 야산에 암매장하고서는 이틀 뒤에 다시 찾아가 원영군이 묻힌 장소에 초콜릿을 놓는 엽기적인 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신씨는 “밸런타인데이라서 원영이에게 초콜릿도 사주고 옆에 계신 아버지에게 사죄하기 위해서 다시 찾아갔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2일 평택경찰서는 김씨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 2일까지 3개월여간 원영군을 욕실에 가둬놓았고, 원영군이 숨지자 남편 신씨와 함께 시신을 열흘간 베란다에 방치해뒀다가 암매장한 사실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수시로 폭행당한 원영군은 마지막 20시간 동안 알몸으로 찬물 세례를 받다가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