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파리 생제르맹·PSG·스웨덴)가 사실상 ‘신계’에 입성했다. 그간 ‘인간계’ 최강이란 호칭에 머물던 그는 유럽 전 무대를 통틀어 가장 많은 골을 넣으며 버젓이 세 번째 신계 입성을 공식화했다. 곤살로 이과인(나폴리·아르헨티나) 또한 과거 팀 동료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신계 입성을 위한 마지막 절차를 밟고 있다.
보통 ‘신계’라 하면 ‘인간계’로서는 결코 범접할 수 없는 거룩의 영역으로 특정지어진다. 거룩이 성(聖)과 속(俗)의 구분이라면, 속된 인간은 존재적으로 성역(聖域)에 범접할 수 없다. 많은 선수들이 똑같이 잘 하면 상향평준화라 하지, 신계 입성이라 말하지 않는다. 현대축구처럼 전술-전략이 체계화된 시대엔 더욱 그렇다. 신계에 입성하려면 평균을 압도하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즐라탄은 13일 새벽(한국시간) 트루아와의 경기에서 4골1도움을 폭발시키며 이번 시즌 리그에서만 27골을 넣는 괴력을 과시했다. 어시스트도 11개로 팀 내 동료인 디 마리아(아르헨티나)와 동률이다. 이날 경기결과에 따라 PSG는 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아울러 리그 역사상 최단 기간 우승 확정이라는 신기록도 달성했다.
즐라탄이 신계에 입성했다 할 만한 근거는 스탯에 있다. 그는 24경기 27골로 경기당 1.12골을 기록 중인데, 2위 에딘손 카바니(우루과이)와 무려 13골 차이다. 소속 팀인 PSG는 2위 AS모나코와 승점 차를 25점으로 벌렸다. 프리메라리가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한창 거룩한 포스를 발산하던 당시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의 활약도 돋보인다. 즐라탄은 16강 첼시와의 맞대결에서 1차전 선제골을 넣으며 팀의 승리를 이끌더니, 2차전 원정 경기에선 1골1도움으로 8강행을 확정지었다. 첼시는 히딩크 부임 이후 무패 신기록을 세울 정도로 조직력을 공고히 하던 터에 즐라탄의 PSG를 만나 연달아 2패를 당했다.
호날두와 메시(아르헨티나)가 2선이나 측면에서의 화려한 플레이로 신계에 입성했다면, 즐라탄은 골 에어리어 안에서의 환상적인 플레이로 신계에 입성했다. 골게터로서 최전방 포지션을 소화하며 승리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인 ‘골’을 충족시켰다.
큰 키에서 나오는 제공권이 무색하게 그의 발재간은 최상위급이다. 공간을 보는 탁월한 안목 또한 도움 순위 1위에서 보듯 명확하다.
공미 멈춘 상태에서의 능력도 무시할 수 없다. 한때 포털 사이트 인기검색어 1위에 ‘즐라탄 시속 180km 프리킥’이 오를 만큼 프리킥 능력도 상위 클라스다. 코너킥 상황에서 그의 큰 키는 늘 위협적이다.
즐라탄은 지난해 11월 스웨덴축구협회로부터 10년 연속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35세의 적지 않은 나이지만 그의 기량은 오히려 전성기에 가깝다. 지금의 기세라면 내년에는 스웨덴 축구협회뿐 아니라 발롱도르에 ‘최후의 3인’에 이름을 올릴 거란 예측도 가능하다.
지난 시즌 레알에서 나폴리로 이적한 곤잘로 이과인 또한 득점포를 어마어마하게 가동하며 신계 입성에 도전하고 있다. 빗장수비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그는 29경기27골을 기록하며 1경기1골에 가까운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는 신계에 있는 호날두와 동일(29경기27골)하며, 리오넬 메시(22골)보다 앞선다. 또한 차기 신계 입성을 노리고 있는 루이스 수아레즈(26골·우루과이), 후니오르 네이마르(20골·브라질)보다도 좋은 기록이다. 팀이 유벤투스에 뒤진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최정상급 팀이 아닌 곳에서 이만큼의 득점력을 뿜어낸 데에 오히려 높은 점수를 줘야 한다고 평가한다. dani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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