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인공지능이 바둑을 정복하려면 10년은 더 걸릴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자신만만했던 이세돌 9단은 구글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 맞붙어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알파고가 인간만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직관력’을 모방하는 모습에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올 수 있다’는 우려와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매체들은 디스토피아 세계관이 담긴 영화를 소개하며 사람들의 불안감을 자극했습니다. 인공지능이 진화를 거듭해 직관력과 판단력을 가지게 될 경우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려 해 충돌하게 될 것이고, 심지어 인간을 지배하려 들 수도 있다는 내용입니다. 몸체와 자의식과 가진 인공지능이라니 상상만으로도 ‘움찔’하게 합니다.
실제로 일부 미래학자들은 앞으로 30년 이후엔 모든 영역에서 인간지능과 비슷하거나 능가하는 인공지능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현재도 군사용 인공지능은 인류에 대한 거대한 위협으로 실제하고 있습니다.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와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 등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무기체계 개발을 중단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호킹 박사는 “인간을 보호하고 존중하도록 인공지능을 설계하지 않으면 인류의 종말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낙관론자들은 자의식을 가진 ‘강 인공지능’이 등장하려면 한참은 멀었다고 말합니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이 판단을 내릴 때 보조수단으로 활용될 뿐이며 군사 분야에 적용된다고 해도 제한적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알파고 역시 바둑만 잘 두도록 계산 능력을 비약적으로 높인 ‘약 인공지능’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오히려 한국인들이 인공지능에 대해 고민하게 하고 또 미래를 대비하게 해준 구글에 감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미 벌어진 일 앞에서 공포만 부추긴다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제는 알파고 이후를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알파고는 ‘제4차 산업혁명’이 눈앞에 다가왔음을 보여줬습니다. 자가 학습 인공지능이 등장하면서 직관력과 판단력, 통찰력 등도 인간만의 영역이 아닐 수 있음을 깨닫게 했습니다. 인공지능은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학자들은 고도로 발단된 ‘강 인공지능’은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자율성을 추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알파고가 인간이 만든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를 검토해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수를 만들어낸 것처럼 인공지능 스스로 세상을 접하고 인간에 대해 판단하는 날이 결국엔 올 것이라는 얘깁니다. 여기에 인류의 커다란 과제가 놓여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은 악이다’ ‘인간을 배재해야 한다’라는 판단을 하기라도 하는 순간엔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런 변화를 충분히 대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장은 일자리 감소문제가 화두입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영역을 침범할수록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사회·경제 구조가 큰 틀에서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과 유럽에선 이미 로봇을 보유한 이들에게 ‘로봇세’를 부과하고 인공지능에 밀려 실직한 사람들에겐 기본 소득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알파고 충격’을 계기로 인식을 전환해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할 수 있는 경제체계와 법체계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알파고는 ‘인간의 존엄성은 무엇일까’라는 철학적 물음도 던졌습니다. 인간은 인간만이 특별하다고 믿습니다. 인간이 인간에게 내린 주관적 평가입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됐을까요. 답을 내리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피로 얼룩진 반만년 인류의 역사를 돌아봤을 때 어쩌면 인간의 존엄성 개념은 다른 인간으로부터 죽임을 당하지 않기 위해 만들어낸 건 아니었을까요. 만약 인간보다 우월한 기술력을 가진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해온다면 인간은 또다시 생존을 위해 존엄성을 꺼내드리라는 건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기우(杞憂)겠지만, 훗날 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든 인공지능이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려 드는 날은 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ideaed@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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