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세요] ‘이세돌 vs 알파고’ 세기의 재대결 성사되나… “이른 시일 내 치르는 조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세돌 vs 알파고’ 세기의 재대결 성사되나… “이른 시일 내 치르는 조건”

기사승인 2016-03-22 09:27: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에게 설욕할 수 있을까요.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에서 1승4패로 패한 이 9단이 재대결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가족과 제주 여행을 마친 이 9단은 “신중하게 생각해봐야겠지만 지난 대국에서 알파고를 어느 정도 파악했기 때문에 알파고가 재대결을 원한다면 이른 시일 내에 치르는 조건으로 다시 대결해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른 시일 내에 치르는 조건입니다.

한국기원 측은 이 9단이 승리한 제4국 종료 직후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에게 다시 한 번 대결해보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허사비스 CEO는 “구글 본사와 상의해야 한다”면서 말을 아꼈습니다.

이 9단은 알파고와 대국에서 많은 것을 느낀 것 같습니다. 그는 “바둑을 오랜 기간 두면서 의욕이 조금 없어졌는데 알파고와의 대결 덕분에 의욕이 다시 생겼다”고 했습니다. 다만 자신보다는 후배 기사들이 알파고와 차기 대국을 하는 게 더 바람직할 것 같다고 양보했습니다.

이 9단은 알파고에 대한 견해도 내놨습니다. 그는 “알파고가 계속 발전하면 인간이 이기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스포츠에서 로봇이 나오면 사람이 상대나 될까?”라고 반문했습니다. “알파고는 기본적으로 실력이 있다. 거기에 심리 동요도 없고 지치지 않는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밀린다고 해서 바둑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지 않는다”면서 “바둑도 지금은 스포츠가 됐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바둑을 예술로서 배웠다. 승패가 바둑 값어치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마친 이 9단은 또다른 도전에 나섭니다. 이달 30일 맥심배 8강을 치르고 다음달 19일 개막하는 응씨배에 출전합니다. 응씨배는 바둑 올림픽으로 불립니다. 그는 통산 18번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했지만 아직 응씨배 정상에는 오르지 못했습니다.

이 9단은 “4년마다 한 번 열리는 대회다. 저도 어린 나이가 아니어서 4년 후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이번에는 (우승을) 하고 싶다”면서 “기본적으로 세계대회에서 중국 선수들을 이기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습니다. 역시 타고난 승부사입니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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