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4일 5개 지역 후보등록을 위한 대표 날인 서명을 거부한 채 부산으로 이동한 사실이 밝혀지며 초유의 공천 비상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5개 지역은 이른바 ‘진박’으로 일컬어지는 인물들이 후보등록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유승민 의원, 이재오 의원 등 ‘비박’으로 구분되는 인물들이 공천을 신청한 지역이라 이를 놓고 ‘배신의 정치’ 논란이 불거지는 상황이었다.
김 대표는 당헌·당규에서 벗어난 단수추천이 이뤄졌다는 이유로 날인을 거부했다. 이는 단순 공천관리위원회에 대한 반기뿐 아니라 친박계에 대한 도전이란 측면에서 남다른 파장이 예상된다.
5개 지역에서 단수공천을 받은 후보들은 ‘진골 친박’이다. 정종섭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은 내각에서 박 대통령을 보좌했고, 유영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박근혜 당 대표 시절 법률특보를 지낸 바 있다.
비상사태에 돌입한 친박계는 당 대표를 궐위 내지는 유고 상태로 만들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원유철 원내대표와 서청원 김태호 이인제 이정현 최고위원, 김정훈 정책위원장 등은 긴급 간담회를 열고, 의결 거부에 대한 방책을 논의키로 했다. 이들은 당적을 변경 시한이 지나 밝힌 것에 ‘뒤통수를 맞았다’는 심경이다. 김 대표의 이번 돌발 행동으로 진박 후보들은 무소속 출마마저 현재 불가능한 상태다.
이들은 최고위원 집단 사퇴 등 김 대표를 압박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유고 내지는 궐위로 대표자리를 ‘비워놓고’, 직인을 찍는 방법을 고민했지만 명분이 없다. 최고위 결정이 당헌·당규에 위배되거나 현저하게 부당할 경우 상임전국위원회에 시정을 요구할 수 있지만, 현 김 대표의 ‘직인 거부’는 최고위 결정 사안이 아니다. 말 그대로 막을 방법이 없는 셈이다.
전날 김 대표는 이른바 ‘옥새 투쟁’을 행동에 옮기기 위해 당헌·당규를 꼼꼼히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침내 공천장 날인 거부를 실행에 옮겨도 최고위원들이 손 쓸 방법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실행에 옮겼다. dani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