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2011년 청주에서 4살 여자아이 안승아 양이 부모의 학대로 결국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지만, 아이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지난 29일 경찰은 ‘수색 종료’를 선언했다. 이 사건을 담당한 청주경찰서 곽재표 수사과장은 “거짓말 탐지기에서 ‘거짓’이 나왔지만, 저희들 판단에는 일관성 잇는 진술로 믿는 편”이라고 전했다.
곽 과장은 3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현해 사건의 정황을 전했다. 곽 과장은 “29일 여섯 번째로 수색을 했지만 시신을 발견하지 못해서 허탈한 심정”이라며, “허위진술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하고 있지만, 남편 안씨는 한결같이 그 장소를 지칭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1년 12월 청주에서 당시 4살이던 여자아이 안승아 양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엄마 한씨가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승아의 머리를 욕조에 집어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는 등 학대를 거듭했다. 결국 안 양은 숨을 거뒀고,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엄마는 “모두 내 잘못이다”란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했다.
이 사건 또한 초등학교 장기결석생 전수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사건이다. 이후 계부인 안씨는 경찰조사를 받았는데, 지금까지 안씨가 말한 곳을 아무리 수색해도 아이의 시신이 나오지 않았다.
곽 과장에 따르면 엄마 한씨가 쓴 유서 내용은 ‘다 자기 잘못이다’라 표기돼 있었고, 승아양 사건이 나기 전 5개월치 날짜가 적힌 일기장에선 사건 발생의 원인 등이 적나라하게 적시돼있었다.
한씨와 전 남편 사이에서 낳은 딸이 승아인데, 보육원에 맡겨놨다가 새로운 남편과 재혼을 하면서 2011년 4월 말경 보육원에 있는 아이를 데리고 오게 됐다. 그러나 계부와 딸이 집에서 같이 목욕을 한 데에서부터 엄마 한씨의 의심이 시작됐다.
“아이와 계부 목욕하는 장면에서 의심 시작
곽 과장은 “남편의 진술에 따르면 4살짜리 아이하고 자신이 목욕탕에서 같이 씻는데, 그걸 가지고 엄마 한씨의 의심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싸움이 시작됐고, 아이에 대한 증오가 생기고 분노로 변하면서 폭력이 된 것이다. 이것이 이 사건의 주요 포인트”라고 전했다.
실제로 한씨가 남긴 메모상에는 아이에 대한 분노, 증오, 갈등, 미움, 학대 등이 적나라하게 묘사돼있다. 곽씨는 “남편은 아무리 아니라고 설명하고 설득해도 부인 한씨는 자신의 생각대로 그림을 다 그리고, 의심을 반복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시신을 결국 못 찾은 것에 대해서는 “안씨는 한 결 같이 그 장소를 지칭했고, 지형지물을 명확하게 얘기하는 등 현장의 상황을 정확하게 지목했다. 실종 후 여태까지 찾았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씨는 거짓말탐지기와 프로파일러 3명에 의해 ‘거짓말’ 조사도 받았다. 그 결과 시체 유기장소와 사체를 훼손여부에 대해 거짓이라는 소견이 나왔다.
그러나 곽 과장은 “(범행 당사자인) 처는 죽었고, 모든 걸 뒤집어씌워도 될 판인데도 불구하고 본인이 사체 유기를 한 게 사실이고 자녀에 대해서 학대한 부분이라든가 폭행한 부분을 전부 다 시인했다”며,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 안씨는 과거에 범법행위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나름 머리를 굴려서 자기한테 유리하게 할 만한 게 없다. 판단에는, 일관성 있는 진술을 믿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한 “집안을 압수수색해서 확인해 보니 엄마가 자살할 당시에 유서가 있었고, 몇 년간 지속했던 메모형 일기장 비슷한 것이 총 7권 발견됐다”면서, “그 내용에 보면 승아 양이 집으로 들어오면서부터 쭉 이어진 사건까지의 행적이 잘 기재돼있다. 그래서 이번 사건에 메모가 단서가 많이 됐다”고 전했다. dani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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