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섬진강’ 시인 김용택씨가 최근 정치권과 언론에서 ‘구시대적 언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쓴소리를 전했다.
3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씨는 “‘존영’ ‘옥새’라는 말이 (신경에) 제일 많이 걸린다”고 말했다.
‘존영(尊影)’은 타인의 그림이나 사진 등을 높여서 이르는 말이다. 지난 28일 새누리당 대구시당이 전 새누리당인 무소속 유승민·주호영·류성걸·권은희 의원의 선거사무실에 “박근혜 대통령(사진) 존영을 29일까지 반납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고, 그대로 언론을 통해 대중에 전달되면서 도마 위에 올랐다.
‘옥새(玉璽)’는 우리나라 고대부터 대한제국기까지의 옥으로 제작된 국왕 인장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일명 ‘친박’ 인사가 공천이 된 대구 동구을 등 5개 지역구에 “최고위 의결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당 대표 직인을 들고 부산으로 갔고, 이 때 언론에서는 이 직인을 ‘옥새’라고 표현했다.
대통령의 사진을 존영이라고 하는 건 높여주는 의도이지만 현대에서는 쓰지 않는 말이고, 정당 대표 직인을 옥새라고 하는 건 의미 자체가 아예 틀린 것이다.
김씨는 “역사드라마에서나 보는 것”이라며 “존영이라는 말은 아마 그분들(새누리당 대구시당)만 사용하는 말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공부도 많이 하고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사람들의 입에서 그런 말들이 나온다는 건 어린이들 표현대로 하자면 ‘헐’이다. 어이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는 “어진(御眞·왕의 초상화)이라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존영은 근래에 들은 말이 아닌 것 같다”며 “사실은 이런 험한 말들이 (확산되는 건) 언론의 책임이 더 크다. 일반인들의 일상적 삶 속에서 그 말들이 또 반복될 수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말에는 고향이 있다. 제자리에 있는 것”이라며 “말이 제자리에 없을 때, 말이 허공을 떠돌면서 사람들을 무섭게 하고 그것이 거짓이 된다.
그런데 말이 제자리를 찾으면 너무 아름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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