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①] “그거 사기예요”… 정부 단속 피해 ‘호갱’ 잡는 원조 ‘페이백 성지’

[르포①] “그거 사기예요”… 정부 단속 피해 ‘호갱’ 잡는 원조 ‘페이백 성지’

기사승인 2016-04-05 05:30:55
지난 1일 오후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휴대전화 매장은 한산했다.

LG전자의 명운을 건 프리미엄 스마트폰 ‘G5’가 지난달 31일 출시됐습니다. 3주 앞서 ‘갤럭시S7·S7엣지’를 출시한 삼성전자도 판촉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쿠키뉴스는 G5 출시 첫 주말을 맞아 서울 구로동 신도림 테크노마트와 구의동 강변 테크노마트를 방문해 판매점 15곳을 취재했습니다. 불법 보조금 지급 실태와 G5와 갤럭시S7 판매 분위기를 전하는 르포를 3편으로 나누어 싣습니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그거 사기예요”… 정부 단속 피해 ‘호갱’ 잡는 원조 ‘페이백 성지’

② ‘신도림’ 죽이자 ‘강변’에서… “갤럭시S7·G5 최대 38만원 페이백”

③ 삼성 ‘갤S7’- LG ‘G5' 정면승부, 판매직원들 “같은 가격이면…”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휴대전화 매장서 상담 받아보니…

[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지난 1일 오후 6시30분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휴대전화 매장은 한산했다. 퇴근시간이 지났는데도 손님보다 판매점 직원이 더 많았다. G5가 출시 첫날과 첫 주말 1만5000대씩 팔려 흥행 조짐을 보인다는 소식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한 판매점 점주에게 손님이 없는 이유를 물었다. 그는 “방송통신위원회 직원들이 주중·주말을 가리지 않고 단속하는 통에 싸게 팔수가 없어서 그렇다”며 “같은 가격이면 차비 들이고 발품 팔아서 여길 올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7 출시 때보다 지금 단속이 더 심한 것 같다고 했다.

기자는 2년 약정이 끝나 G5와 갤럭시S7을 5만원대 요금제로 개통할 것처럼 가장해 판매점 7곳을 돌았다. 정말 단속 때문인지 ‘페이백(당일 현금지원 포함)’을 선뜻 말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런데 이곳에선 ‘사기에 가까운 꼼수’가 자라고 있었다.

일부 직원들은 갤럭시S7과 G5 가격인 83만6000원을 36개월로 나눈 후 24개월을 납부(55만7333원)하고 매장을 다시 오면 나머지 12개월 치 단말기 가격(27만8000원)을 면제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선택약정 제도로 할인되는 금액에 이와 같은 방법으로 계산기를 두드리자 단말기 가격에 해당하는 금액이 28만원까지 내려갔다.

이들은 판매점을 찾아온 손님이 정보를 잘 모르고 왔다 싶으면 “가장 싸게 사는 방법”이라며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처음 들었을 땐 ‘단속을 피해 페이백을 우회적으로 주는 방법을 고안한건가?’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12개월 치 할부금 지원을 받으려면 2년 후 같은 매장을 다시 찾아야한다는 점이 아무래도 이상했다. 이를 지적하자 A직원은 “2년이 딱 됐을 때가 아니라 조금 늦게 와도 똑같이 지원해준다”거나 “매장이 하나만 있는 게 아니고 00번 소속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안심시키려 했다.

다른 판매점 B직원은 “9만9000원을 선 할인해주겠다” “단말기를 반납해야 하는 조건이 있는데 특별히 면제해주겠다” 등 마치 많은 혜택을 주는 것처럼 말했다.

이렇듯 일부 판매점 직원들은 페이백 단속이 심해 영업이 어렵게 되자 삼성전자와 LG유플러스가 운영 중인 단말기 반납 보상제도의 개념을 교묘히 끌어와 ‘호갱’ 잡기에 나서고 있다. 이에 속아 계약서를 작성했다간 원래 받을 수 있는 공시지원금도 받지 못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추후 페이백을 지급하기로 한 뒤 잠적하는 ‘떴다방’식 사기 사건과도 유사한 면이 있다.

모든 판매점이 이 수법을 쓰는 건 아니었다. 또 다른 판매점 C직원은 “그건 사기예요. 그거 했다간 원가 다 주고 사는 겁니다”라고 언급했다. D직원도 “36개월 할부가 뭐냐는 질문만 오늘 몇 번을 들었다”면서 “2년 후 판매점이 그대로 있을지 어떻게 장담하나. 또 수수료도 더 내게 된다”고 만류했다.

신종철 방통위 단말기유통조사담당관은 “신규로 들어간 판매점들이 사기성 농후한 영업을 하는 것 같다”면서 “비슷한 수법은 옛날부터 있었는데 갤럭시 클럽이나 H클럽이 나오니 유사품목처럼 보이게 말장난을 치고 있다. 피해 보상도 안 되니 주의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신도림테크노마트에서도 일부 판매 직원들은 기변일 경우 10만원~13만원, 특정 이동통신사로 번호 이동일 경우 20만원까지 페이백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이들이 페이백 액수를 알릴 땐 녹취에 의한 단속을 피하기 위해 계산기를 활용한다. 그런데 양일간 테크노마트에선 금액을 직접 언급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ideaed@kukinews.com

'가족사진 한 번 찍기 힘들구나~' B컷의 가족사진, 실패했다고? 천만에~ 제대로 성공했죠!
"네잎 클로버는 어디 있을까?" 찾으면 당신에게 행운이♥
'합성이야? 진짜야?' 전 세계에 퍼지고 있는 커플의 셀피...보고 있자니 간담이 서늘해지는 이유는?
김민석 기자 기자
ideaed@kukinews.com
김민석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