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창의력만 강조하는 세상, ‘평범함의 힘’ 보여줘
[쿠키뉴스=박주호 기자] 타석에 오르는 내로라하는 야구 선수들을 잘 살펴보면 저마다 다른 ‘자신 만의’ 타격 폼을 가지고 있다. 어떤 선수는 방망이를 휘두르는 순간 발차기 하듯 한쪽 다리를 공중에 띄우기도 하고, 또 어떤 선수는 몸을 한껏 뒤로 젖혔다가 배팅을 하는 경우도 있다.
저마다 오랜 시간 연습을 반복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타격 폼을 찾았겠지만 사실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배팅의 기초를 체득하는 훈련이었을 터. 기초를 익힌 후에는 역대 홈런왕들의 타격 폼을 이리저리 흉내 내며 자신에게 가장 적당한 방법을 연구하고, 선배들의 타격 폼을 반복하면서 지금의 노하우를 완성했을 것이다.
다른 선수들의 타격 폼을 따라 하거나 흉내 내지 않고 애초에 ‘세상에 둘도 없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으려 애썼다면?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실패를 반복하는 횟수가 훨씬 많았을 것이다. 누군가가 닦아놓은 길이란 그런 것이다. 효율적인 방법으로 시간을 단축하면서 성공에 다다르는 것.
일본에서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공부의 신’으로 드라마화 되며 큰 화제를 모은 만화 ‘꼴찌, 동경대 가다!(원제: 드래곤사쿠라)’의 저자 미타 노리후사가 발표한 신간 ‘평범함의 힘:모두가 따르는 틀에 답이 있다’(21세기북스)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다.
그동안 헤드헌터 및 취업컨설턴트를 소재로 한 ‘취업 매니저’, 재취업을 소재로 다룬 ‘엔젤뱅크’ 등 경제적, 현실적 감각의 작품들을 발표해온 저자는 “개성이 절대적 가치인 것처럼 유행하는 세상에서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환상을 좇으며 헤매고 있는 젊은이들을 위해” ‘평범함의 힘’을 선보이게 됐다고 소개한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개성을 강조하는 시대다. 사실 조용히 기존 틀에 따르고 평범함에 충실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더 많지만, 세상은 이들을 ‘실패자’라고 손가락질 하곤 한다. 하지만 저자는 책을 통해 평범함만큼 어려운 것은 없다고 말한다. 보통에도 미치지 못했을 때 실패나 실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완벽한 무에서 새로운 유를 창조해내는 것만이 성공은 아니며 누군가가 닦아 놓은 길을 활용해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갈 줄 아는 것도 성공의 하나라고 강조한다. 자신에게 맞는 지름길을 찾고 어울리는 샘플을 발견해내는 것 또한 현명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노하우인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성과 창의력에 대해 지나치게 강요받으며 성장해온 요즘 젊은이들은 모방과 응용, 차용에 대한 절대적인 두려움을 갖고 있다. 사실 뛰어난 창의력은 모방과 응용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기본에 충실했을 때 비로소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epi021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