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새누리당의 철옹성 강남에서 야당 후보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당선인에게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강남을에 출마한 전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51.5%의 득표율로 44.4%에 그친 현역 의원인 새누리당 김종훈 후보를 비교적 여유 있게 따돌리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당초 여론조사에서는 전 후보가 큰 격차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여론조사의 신뢰성이 도마 위에 올라있긴 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지역적 특성을 고려할 때 전 후보의 당선은 예상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전 후보의 기적과 같은 역전드라마는 어떻게 이루어진 것일까. 사교육비 절감 등 유권자들의 피부에 와 닿는 공약과, 여성 후보 특유의 감성적 선거운동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특히 상당수 지역 유권자들은 전 후보의 선거홍보 문자메시지가 큰 역할을 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2년 전 교통사고로 남편과 사별한 전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유권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남편 없이 치르는 선거의 어려움을 매우 감성적으로 표현했다. 이 메시지를 읽으면 전 후보에게 표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지역 주민 이모씨(60)는 “문자메시지를 보고 가슴이 뭉클해졌다”면서 “지금까지 선거때마다 새누리당 후보를 찍었는데, 이번에는 전 후보에게 표를 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자메시지를 보고 주변 사람들과 전 후보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게 됐다”면서 “메시지를 받지 못한 다른 사람들에게 이를 전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세상을 먼저 뜬 남편이 혼자 힘든 싸움을 하는 아내를 하늘에서 도운 셈이다. 전 후보도 당선 후에 첫마디로 “하늘에 있는 남편이 매우 기뻐할 것”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다음은 전 후보가 선거 이틀 전 주민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이제 모레면 투표일입니다. 힘들 때 옆에서 저를 격려해주고 함께 해줄 남편이 더 그리워집니다. 다른 후보들의 배우자가 선거운동을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며 남몰래 눈물도 닦았습니다.
재작년 이맘때쯤 사랑하는 남편을 불의의 빗길 교통사고로 잃었습니다. 거창 법원장으로 재직하며 동료들과 지역주민들에게 존경받는 법조인이었습니다. 남편을 사고로 잃고 삶을 포기할 정도로 절망에 빠졌으나 남편과 약속한 더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소명이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웠습니다.
이제 제 곁에는 팔순노모가 함께하고 계십니다. 나이 드신 어머니가 하루에 수백명을 만나시며 손을 꼭 잡고 딸의 지지를 호소하고 계십니다. 힘드시니 그만 하시라고 말씀드려도 저를 도와야한다며 또 다시 거리로 나섭니다.
가슴이 저미고 마음이 넘 아픕니다. 그래도 울지 않고 해바라기처럼 미소 짓겠습니다.
부디 전현희의 손을 잡아주세요! 오직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더 나은 강남과 대한민국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기호2번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 전현희 올림.”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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