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블러드 온 스노우’

[신간] ‘블러드 온 스노우’

기사승인 2016-04-22 17:54:55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어느 킬러의 이야기다. 주인공 올라브 요한센은 1975년 오슬로에서 마음의 문을 닫고 철저히 혼자가 되어 살아간다. 돈을 받고 사람을 죽이는 일로 생계를 유지하는 그는 고독으로 가득한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보스가 자신의 아내를 죽여 달라고 지시한다. 건너편 호텔방에 숨어 그녀를 감시하던 올라브는 사랑에 빠지고 만다. 모든 게 꼬이기 시작하는 순간은 어쩌면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는 순간인지도 모른다. 그는 이제 결정해야 한다. 누구를 죽일지, 그리고 누구를 살려둘지.

“책에서 작가가 정확히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나도록 정하는 것처럼. 작가가 일어날 거라고 이미 말했기 때문에 일어나리라는 걸 알지만 아직은 일어나지 않은 어떤 일. 왜냐하면 사건이 일어나야 할 적합한 장소가 있고, 따라서 조금 기다려야 일이 올바른 순서대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나는 눈을 감았다. 시계가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꽉 눌린 용수철, 아직 고드름 끝에 매달린 물방울.

그러자 그 순간이 왔다.” (p.138)

‘블러드 온 스노우’은 도망자의 이야기인 동시에 어디로도 도망칠 수 없는 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6~700페이지에 육박하는 장편소설을 써온 저자 요 네스뵈가 써낸 200페이지를 넘지 않는 가벼운 분량의 소설이다. 소설은 짧은 분량에서도 고독한 분위기의 하드보일드에서 하드코어 스릴러로, 그리고 슬픈 로맨스로 끊임없이 변주한다.

요 네스뵈 지음 / 노진선 옮김 / 비채 / 11,800원

bluebell@kukimedia.co.kr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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