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트, 11년 만에 장애인 부부 결혼식 열려

홀트, 11년 만에 장애인 부부 결혼식 열려

기사승인 2016-05-17 00:14:55

[쿠키뉴스=조민규 기자] 홀트복지타운에서 11년 만에 결혼식이 열린다. 결혼식의 주인공은 신랑 전복남씨와 신부 김히경씨로 두명 다 장애를 갖고 있어 주위에서는 더 기쁜 마음으로 축하하고 있다.

결혼식은 오는 5월25일 오전 11시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홀트일산복지타운에서 열린다. 어려서부터 홀트타운에서 자란 복남씨와 히경씨는 서로 좋아하는 마음을 가져오다 지난해 복남씨의 청혼을 히경씨가 받아들이면서 결혼을 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결혼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지적장애와 지체장애를 갖고 있는 두 사람이 다른 사람 도움 없이 둘만의 가정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지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두 사람의 마음이 확고하고, 전에도 결혼에 성공한 장애인 부부가 많이 있었기 때문에 용기를 가지게 됐다는 관계자 전언이다.

나이와 장애를 사랑으로 극복하고 결혼하게 되자 주위에서도 많은 도움과 응원도 줄을 잇고 있다. 직원들도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 가정에 필요한 물품을 장만해 주었고, 가전제품 등은 후원자들이 선물해 주었다. 이밖에 재능후원도 이어져 청담동에 있는 ‘몽유애 웨딩’에서는 결혼예복과 예식사진 등을 후원해주기로 했으며, 희망이음에서는 식사를 제공해 주기로 했다. 또 축가는 MBC 위대한 탄생이 배출한 가수 정희주가 부를 예정이다.

신랑 전복남(58세)씨는 “전부터 히경이 누나가 나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마음 착한 히경이 누나와 결혼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작년 12월에 화장품 세트를 선물로 주며 결혼하자고 프로포즈를 하니까 히경이 누나가 승낙했어요. 많이 와서 축하해 주세요”라며 소감을 전했다.

신부 김히경(60세)씨는 “복남씨는 마음이 착해요. 나에게 잘 해주고 과자와 음료수도 주곤 했어요. 그래서 예전부터 좋아했어요”라며 “복남씨가 결혼하자고 해서 좋았어요. 결혼을 생각하니 마구 떨려요. 빨리 결혼했으면 좋겠어요. 결혼하면 같이 비행기 타고 여행도 갈 거예요. 요리는 못하지만 같이 요리도 하고,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알콩달콩 재미있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라며 기쁜 마음을 밝혔다.

홀트일산복지타운은 1955년 한국의 전쟁고아들에 대한 소식을 접한 미국인 해리 홀트(Harry Holt)씨가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긴급구호보다 가정에서 보호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8명의 전쟁고아를 입양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더 많은 아이들에게 가정을 찾아주기 위해 ‘홀트씨 해외양자회’를 설립했는데 이것이 오늘날 ‘홀트아동복지회’이다.

홀트씨는 1961년 장애아동들을 위해 일산에 ‘홀트일산복지타운’을 건립하고 돌아가실 때까지 장애아동들이 가정과 같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헌신했다. 홀트일산복지타운은 55년이 지난 지금 270여명의 장애인들이 생활하는 마을이 됐고, 어려서 들어온 사람들 중 4명은 이미 환갑을 넘긴 어르신이 됐다.

특히 지난 50여 년간 장애를 가졌다 하더라도 지역사회로 독립하거나 결혼을 통해 가정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이를 적극 도와 왔고, 이번 결혼식은 홀트에서 11년 만에 열리는 결혼식으로 전복남·김히경 부부는 홀트출신으로는 38번째로 결혼하는 부부이다.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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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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