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은 보건복지부 선도형
특성화연구개발사업(선도형암연구사업단),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의 지원을 받은 황정진 교수(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연구팀이 ‘유방암에서 자식작용과 암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후성유전학적 조절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자식작용’은 세포가 영양소 결핍에 반응해 비정상 단백질 등 불필요하거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세포 성분을 분해해 재사용하는 작용을 말한다. ‘후성유전학’은 DNA 염기서열 자체에는 변화가 없으나 세포가 분열되는 동안 DNA 염기의 부속 구조 또는 크로마틴의 변형을 통해 유전자의 발현 양상이 변해 표현형의 변화가 생기는데 이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유방암 세포에는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히스톤 메틸화 효소인 EHMT2/G9a가 많다. EHMT2/G9a는 진핵 세포의 핵을 구성하는 DNA 복합체를 크로마틴이라 하며, 이 크로마틴은 DNA와 히스톤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히스톤에 메틸 그룹을 한 개 또는 두 개를 붙여서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메틸화 효소를 일컬는다.
연구팀은 EHMT2/G9a이 세포 자신의 불필요한 물질을 잡아먹는 자식작용을 하고, 종양을 억제하는 유전자로 우리 몸에 유익한 베클린원(Beclin-1, 자식작용을 활성화 하면서 동시에 종양을 억제하기도 하는 유전자 중 하나)의 발현을 저해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EHMT2/G9a 발현이 높은 유방암 세포에 EHMT2/G9a의 억제제인 BIX-01294(EHMT2/G9a 효소의 기능을 억제하는 억제제)를 처리해 자식작용 조절 단백질들을 조사한 결과, 베클린원의 발현이 억제되어 있었다.
연구팀은 베클린원 유전자 발현이 후성유전학적으로 조절되는 작용 원리인 EHMT2/G9a의 과발현이 정상세포에서 작용하는 베클린원의 양을 낮추어 비정상적인 암세포로 변형됐을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시했는데 암세포에 베클린원의 발현량이 낮다는 것과 EHMT2/G9a 효소가 과활성화 되어 있다는 기존 연구에서 한 걸음
나아간 것이라는 평가다.
또 암세포를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BIX-01294(EHMT2/G9a 저해제)를 암세포 배양액에 넣어 처리했을 때 베클린원의 발현이 다시 유도되고 자식작용이 활성화되어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결과는 미국(723명) 및 네덜란드(295명)의 실제 유방암 환자군 총 1018명의 분석을 통해 EHMT2/G9a의 발현이 높고, 베클린원이 억제되어 있는
환자는 좋지 못한 예후와 관련이 있다는 결론을 얻어 실제 임상결과에서도 뒷받침됐다.
황정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 발생 원인의 하나인 자식작용의 저하를 조절하는 후성유전학적 작동 원리를 밝힌 것이다. 폐암, 난소암, 대장암에서도 EHMT2/G9a의 발현이 높은데 추가 연구를 통해 유방암과 같은 동일한 결과가 발견된다면 보다 광범위한 암 치료를 위한 신약 및 항암제 개발과 암 발생을 조절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성과가 담긴 논문 ‘Inhibition of EHMT2/G9a epigenetically increases the transcription of Beclin-1 via an increase in ROS and activation of NF-kB’는 종양학 분야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온코타겟(Oncotarget)’에 발표(5월 11일 온라인 게재) 됐다.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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