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품질 떨어져서 안 산다고?” 대형마트 PB상품 구매, 득일까 실일까

[봉기자의 호시탐탐] “품질 떨어져서 안 산다고?” 대형마트 PB상품 구매, 득일까 실일까

기사승인 2016-05-20 10: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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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아나운서▷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죠. 봉기자의 호시탐탐 시작합니다. 봉기자, 오늘은 또 어떤 내용으로 함께 하나요?

조규봉 기자▶ 요즘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다보면, 마트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PB상품을 볼 수 있는데요. 가격대비 성능비, 즉 가성비가 좋은지를 따지는 요즘 소비자들에게 유통 업체들의 자체브랜드 상품인 PB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유통 방식도 대형마트 중심에서 편의점, 백화점으로까지 확대가 되고 있는데요. PB 상품 구매. 과연 가계에 득이 될까요? 실이 될까요? 오늘 호시탐탐에서 PB상품을 집중 분석해보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저도 PB상품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아서, 상품을 집었다가도 그냥 내려놓은 경우가 몇 번 있었는데요. PB상품이란 무엇인지부터 알려주세요.

조규봉 기자▶ PB상품이란 대형 유통기업들이 상품을 자체적으로 기획, 제작, 개발하여 자사 유통채널에서 판매하는 상품인데요. 1997년 이마트가 이플러스 우유를 선보이면서 본격화됐고요. 2001년 홈플러스, 2003년 롯데마트가 뒤따르면서 주력 상품으로 떠올랐죠. 처음에는 우유나 라면, 휴지, 칫솔 등 주로 생필품이 중심이었지만요. 현재는 TV, 노트북, 의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출시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이제 어떤 마트를 가도 PB상품을 만날 수 있는데요. 그렇게 대형 유통기업들이 생산과 판매. 재고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지면서, PB상품을 계속 개발하고 출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조규봉 기자▶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경영전략입니다. 즉, 기존 생산업체의 유통경로를 탈피하여 축소된 유통 비용을, 유통업자와 소비자들이 나누면서 단골 고객을 확보하여 매출을 높이겠다는 전략인 거죠.

김민희 아나운서▷ 그러니까 상품 개발 방식이 기존 생산기업 중심에서 유통기업 중심으로 이동되면서 생긴 전략인 거죠?

조규봉 기자▶ 그렇죠. 유통기업들은 품질은 높이고 홍보와 마케팅 비용은 줄이면서 마진을 늘리고요. 농수축산물의 불필요한 포장 방식이나 유통거래 방식과 관행 등을 개선하여 유통비용을 축소하겠다는 것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PB제품 인기도 제법인 걸로 알고 있어요. 요즘 소비자들. 특히 젊은 층은 브랜드에 얽매이지 않고 품질만 좋다면 PB 상품을 선택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는데요. 봉기자, 실제로는 어떤가요?

조규봉 기자▶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인터넷 상에서 PB상품 인기 리스트를 공유하기도 하고, 서로 추천하기도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맞아요. 저도 SNS상에서 PB상품에 대한 리뷰를 본 적이 많은데요. PB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비결, 무엇일까요?

조규봉 기자▶ 아무래도 가격이죠. 제가 앞서 가성비가 좋다는 이야기 드렸는데요. 평균적으로 PB 상품은, 같은 종류의 제조업체 상품에 비해 10%에서 최대 30% 가까이 저렴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어떻게 낮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건가요?

조규봉 기자▶ 제가 자세히 설명 드릴게요. 원래 상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에는 원재료비, 고정투자비, 연구개발비, 물류비, 마케팅비, 관리비, 이익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유통업계에서는 이 중 마케팅비, 물류비, 상품관리비가 약 45%를 차지하거든요. 그러니까 자체상품개발을 하면 상당부분 원가를 절감할 수 있죠. 실제로 유통기업들은 자체유통망을 통해, 유통 비용과 마케팅 비용은 물론 브랜드 홍보비용까지도 절감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낮은 가격 이야기가 나온 김에, PB 상품의 장점에 대해 먼저 좀 알아볼게요. 판매는 대형마트에서 하지만, 사실 PB 상품을 직접 만드는 건 중소기업일 텐데요.

조규봉 기자▶ 거기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요. 그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PB상품의 진화 과정을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PB상품이 기존 제조업체 상품에서 포장만 바꾼 것. 그런 걸 1세대라고 할 수 있고요. 거기에 기획력이 가미된 것이 2세대 PB상품, 최근에 나오는 것처럼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것을 3세대 PB상품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PB상품을 제조하는 업체의 90% 이상은 중소기업입니다. 그래서 사실 1세대에는 중소기업 제조품의 포장만 유통업체로 바꾸면서, 납품 단가 인하 등 부작용도 적지 않았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중소기업 입장에서 볼 때, 새로운 판로가 확대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군요. 그래서 영세한 생산업체들을 상대로 대형 유통업체들이 갑 질을 하지는 않을지 걱정이에요.

조규봉 기자▶ 그런 걱정을 전혀 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제조업체가 상품을 개발해 인기를 얻으면 바로 비슷한 상품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요. 전국 단위 유통망을 앞세워 이른바 단가 후려치기로 영세 제조업체에 갑 질을 하기도 하거든요.

김민희 아나운서▷ 갑 질은 정말 영원한 숙제네요. 봉기자, 그럼 안전성은 어떨까요.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잖아요.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에서도 자체 PB상품이 문제가 되었고요.

조규봉 기자▶ 일단 PB상품의 경우 100% 자체 검증을 거치는 식료품, 외부기관을 통해 검증하는 공산품 등 검사 대상만 연 1만 건이 넘습니다. 하지만, 유통기한 지난 원료나 이물질 등 유해성분을 모두 걸러내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홈플러스는 몇 년 전, PB 고춧가루 상품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되어서 행정 처분을 받았죠?

조규봉 기자▶ 네. 그게 5년 전일인데요. 홈플러스는 최근 또다시 PB 고춧가루 상품에서 발암 가능성이 있는 곰팡이 독소가 검출됐고요. 심지어 두 사건은 제조업체까지 같았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왜 그런 일이 생긴 걸까요. 또 식품은 먹는 것이기 때문에, 공산품에 비해 더 예민해질 수밖에 없잖아요. 봉기자, 그렇게 비슷한 사고가 되풀이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조규봉 기자▶ 거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먼저 생산방식 문제입니다. OEM, 즉 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 그러니까 유통업체가 만들라고 한대로 만들었느냐 아니면 ODM, 제조업자 설계 생산방식, 즉 제조업체가 만든 것을 판매만 했느냐에 따라 책임을 회피할 방법이 생기기 때문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OEM이냐 ODM이냐에 따라 상황이 완전 달라지는군요. 그럼 문제가 된 가습기 살균제의 경우 어땠나요?

조규봉 기자▶ 옥시 외에 다른 두 제품은 ODM 방식으로 생산됐습니다. 제조업체가 만든 것을 대형마트에서 판매만 한 거죠.

김민희 아나운서▷ 그래서 책임을 피해갈 수 있었군요. PB상품에서 비슷한 사고가 되풀이되는 이유. 또 어떤 문제가 있기에 그런 건가요?

조규봉 기자▶ 또 제품에 따른 법적 책임도 다릅니다. 식품위생법은 유해식품 판매 시 제조와 유통업자가 모두 처벌되지만, 화장품관리법의 경우 제조업자만 책임을 묻고 있거든요. 원래는 유통업체가 자신의 브랜드와 유통조직을 이용해 상품 판매 이익을 취득하기 때문에, 제품의 하자로 인한 손해에 대한 책임도 함께 부담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거죠.

김민희 아나운서▷ 앞서, PB상품은 많이 싸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하셨잖아요. 최저가 경쟁이 한창인 이 때. 왜 PB상품은 그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건지 궁금해요.

조규봉 기자▶ 그게 사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요. PB상품은 최저가격 경쟁에서 벗어 날 수 있습니다. 최저가 구매라는 건, 같은 브랜드 상품인데 가장 저렴한 곳에서 구매를 하는 것이잖아요. 그리고 이렇게 가격 경쟁을 하게 되면, 가격이 계속 내려가고, 그러다 보면 유통업체로서는 아무래도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하지만 인터넷에서 기존 제품과 PB 상품이 가격 경쟁을 벌이지는 않으니까요. 그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그래서 유통업체들은 PB 상품을 적극적으로 발굴, 개발하고 판매할 수밖에 없겠군요.

조규봉 기자▶ 그럼요. 인터넷에 가격 검색을 했을 때 PB상품이 그 대상으로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 굉장한 이점이 되죠. 또 잘 안 팔리는 중소기업 상품에 대기업 PB를 붙이면 제품 가치가 올라간다는 점을 노린 전략도 한 몫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인기가 낮은 중소기업 제품에 PB 브랜드를 붙이면 주목도가 높아져, 판매에 큰 도움이 된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그걸 핑계로 유통회사들이 높은 가격을 매긴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분명 PB상품은 유통단계를 축소해 제조원가가 줄어드는 장점이 있는 상품이잖아요.

조규봉 기자▶ 네. 심지어 일반 상품보다 비싼 PB상품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유통회사들은 PB 제품으로 이익을 늘리는 데 치중하기보다, 제품력 개선에 투자하는 장기적인 안목이 있어야 하겠죠.

김민희 아나운서▷ 그러게요. 달라진 유통회사들의 태도를 기대해 봅니다. 봉기자, 이미 많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고 있는 PB상품. 앞으로도 그 인기는 계속되겠죠?

조규봉 기자▶ 그럴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대형마트의 PB상품은 20% 수준인데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요. 또 종류도 다양해 질 것 같습니다. 다만, 지금 이대로는 장기적인 발전이 힘들겠죠. 가격을 더 낮추고, 품질은 더 올리고 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호시탐탐이었습니다. ck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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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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