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다양성 전략, 위기의 한국 경제 해법 제시하다”

“IBM 다양성 전략, 위기의 한국 경제 해법 제시하다”

기사승인 2016-05-25 08:47:55

"[쿠키人터뷰] 이종구 NICE시스템즈 한국지사장, ‘다양성 전략(Diversity Strategy)’출간
“‘다양성’이란 다름 인정하고 조화 찾는 과정… 글로벌 마케팅, 다양성에 해법 있어”

[쿠키뉴스=박주호 기자] “다양성(Diversity)이란 것이 거창한 게 아니에요. 인간사회 자체가 다양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사람들마다 외모도 다르고 생각은 더더욱 다릅니다. 배경도, 문화도 다 틀려요. 다양성이란 이러한 다름과 차이를 한 번쯤 생각해보고 인정하자는 겁니다. 물론 이를 기업과 사회에 적용해 좀더 나은 성과를 도출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되겠지만 말이죠.”

이스라엘 녹취솔루션 업체 NICE시스템즈의 한국지사장을 맡고 있는 이종구 대표(사진)가 최근 ‘다양성 전략(Diversity Strategy)’이라는 책을 발간했다. 이 책은 다양성이란 소재를 중심으로 기업이 주체가 되어 다뤄야 할 전략들을 담은 일종의 전략서다.

“그동안 만나는 사람마다 무엇을 공부했냐고 물어보면 다양성을 연구했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기업의 경영적 측면에서 다양성에 관한 전략적 검토를 했다고 너스레를 떨어왔죠. 또 다양성이야말로 대한민국 사회나 기업의 현실에서 이제는 중요한 테마가 되고 있고, 또 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어요. 이 책은 그 연장선에서 그동안 공부하고 연구해온 다양성에 대한 생각을 대한민국의 기업 현실에 적용해 국내 기업들이 좀더 나은 경쟁력을 갖추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하기 위해 탄생한 결과물입니다.”

다양성(Diversity)? 다양하다? 말은 쉽지만 국내에서 다양성이란 개념은, 특히 경영에서의 다양성은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 그러나 이 대표는 앞으로 기업 경영에 있어 다양성이 더욱더 중요해질 거라고 강조한다. 심지어 근래 기업 경영의 최고 화두로까지 제시되고 있는 글로벌 마케팅의 상위 개념으로 기업 경영에 접목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 대표는 그 실례로 2005년 포춘 500대 기업 가운데 ‘최고 다양성 책임자’(CDO, Chief Diversity Officers)를 두거나 유사 역할을 하는 임원을 둔 기업이 20%에 미치지 않았지만, 불과 5년 후인 2010년에는 그 비율이 60%로 크게 오른 사실을 들었다. 이는 그만큼 다양성이 기업의 경영전략에 공헌해왔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6년이 지난 지금은 더욱더 많은 기업에서 이를 적용하고 있을 거라는 그의 설명이 뒤따랐다.



“국내 기업에서는 최고 다양성 책임자라는 타이틀 자체가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봅니다. 기업 경영에 있어 다양성이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공헌하게 될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고요. 하지만 최근 20여년 동안 기업 내 블루칼라를 중심으로 외국인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국내에서도 다문화에 대한 인식과 포용의 문제, 동반성장과 상생경영 문제가 사회적으로 크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전략적으로 관리가 시급한 과제로까지 되고 있는데요, 바로 이러한 문제들을 다양성이라는 개념으로 충분히 풀어갈 수 있다고 봅니다.”

이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시작한 국내 기업들은 많은 불리한 여건에도 지난 반세기 동안 여러 산업을 중심으로 큰 성과를 냈다”고 진단하면서도 “이는 경제성장 위주의 국가정책, 민족의 문화적 기반을 통한 집중화된 기업문화와 일사분란한 조직력과 효율성 등이 토대가 돼 이룬 성과였다. 우리 경제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과 경쟁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성장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 대표적인 사례를 세계적인 IT 기업 IBM에서 찾았다.


“한때 IBM은 가장 혁신적인 기업이었습니다. IBM에 입사한 것 자체만으로도 엘리트로 대접받았죠. 하지만 1990년대 들어 경기가 둔화되고 경쟁자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시장지배력의 한계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이때 IBM은 외부인사인 루 거스트너(Lou Gerstner)를 새로운 CEO로 등용합니다. 그는 취임 후 ‘다양성이란 다양하고 다문화적 시장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다양한 고객들로부터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업자체가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창했고, 이를 실행에 옮겼습니다. 결국 IBM은 루 거스트너 영입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은 물론 현재의 IBM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이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당시 루가 주목한 것이 흑인, 여성, 미 본토인, 히스패닉, 아시안 등 소위 소수그룹이었다. 하지만 이미 당시에도 이들 소수그룹의 구매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인구 8500만명에 구매력은 세계 7위의 경제규모에 해당하는 1.2조 달러에 달했다.

루는 취임 직후 △흑인 △여성 △미 본토인 △동성애자 △장애인 △백인남성 △히스패닉 △아시안 등 다양성 전략을 위한 8개 TF팀을 구성하고 이들로 하여금 6개월의 연구를 진행한 후 결과를 보고하도록 했다. IBM은 그 결과를 토대로 내부적으로 이를 해당 그룹의 직원들에게 적용해 인적자원의 활용을 극대화하고자 했고, 외부적으로는 해당 그룹에 속하는 외부 고객을 창출, 사회기회를 확대하는 데 활용했다.

“IBM의 이같은 다양성 전략은 소수그룹의 구매력이 더 이상 소수가 아니라는 현실을 올바르게 직시한 것으로, 다양성의 목표와 비즈니스 목표를 연결시키는 다양성 통합 전략을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은 아직까지 다양성 문제를 인력 다양성, 즉 외국인, 장애인 채용 확대 등 사회적 기여의 관점에서만 막연히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 대표는 다양성을 ‘차이와 다름을 정확히 정의하고 이해한 후 이를 수용하고 활용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또 앞으로 다양성에 대한 연구와 기업 접목을 계속하며 이를 실천하고 계몽하는 데 공헌하고 싶다고 했다.


“앞서 IBM의 사례에서 봤듯, 기업에 있어 다양성의 문제는 내부적으로는 인력 다양성을 어떻게 조화롭게 해서 극대화시키느냐가, 외부적으로는 갈수록 글로벌화하고 있는 경제 구조에서 다양한 문화를 가진 고객들을 이해하고 이를 적용 또는 활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우리 2030세대들이 자신을 n포 세대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70%에 육박한다는 조사결과를 봤습니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포 세대’를 넘어, 집과 인간관계를 포기하는 ?포 세대’, 꿈과 희망까지 내려놓는 ?포 세대’를 거쳐 모든 것을 포기하는 세대를 ‘n포 세대’라고 한다고 하더군요. 이들 젊은이들이 자신의 정체성과 잠재력을 찾고 다른 사람들의 잠재력을 이해하며 또다른 혁신을 만들 수 있도록 교육하고 계몽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큰 범주에서 다양성 연구가 필요한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는 거고요.”epi02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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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02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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