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의약품 처방을 대가로 제약사로부터 금품 등을 받은 혐의로 전주 지역의 한 병원 이사장이 구속됐다. 경찰은 리베이트를 건넨 곳으로 보이는 제약사들에 대한 수사도 확대하고 있다.

전북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의약품 도매업체 등으로부터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의료법 및 특경법 위반 등)로 전주 J병원 이사장 박모(60)씨를 구속했다.

또한 박씨에게 의약품 처방 등을 대가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의약품 도매업체 대표 홍모(47)씨를 같은 혐의로 구속, 총 6곳의 의약품 도매업체 대표 및 직원 2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J병원 이사장인 박씨는 지난 2011년 6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병원에서 의약품을 처방해주는 대가로 홍씨 등 의약품 도매업체 대표로부터 18억원 상당의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홍씨 등 의약품 도매업체 대표들은 전주 J병원에 의약품을 납품하기 위해 허위로 직원을 채용한 뒤 임금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자금을 마련해 박씨에게 수억원의 현금과 상품권 등의 리베이트를 제공해 왔다.

조사결과 박씨는 지인의 명의로 병원에서 직접 의약품 도매업체 2곳을 운영하면서 제약사에게 약값을 할인 받는 계약을 맺은 뒤, 납품과정에서는 할인 전 가격으로 의약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마진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경찰이 J병원의 의약품 리베이트 사건은 제약업체와 직접 거래가 아닌 중간 도매상을 통해 구매, 할인된 약값의 차액을 리베이트로 챙기는 지능적 수법이다.

경찰은 이번에 적발된 6곳의 의약품 도매업체 외에도 전주 J병원에 리베이트를 건넨 것으로 보이는 제약사 29곳까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경찰은 10개 제약사를 소환해 조사 중이며, 곧 이어 나머지 제약사도 조만간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소환 대상에 오른 제약사들은 의약품 처방을 대가로 하여 리베이트 제공한 것이 아니라, 의사에게 의약품을 홍보하기 위해 접촉한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 경찰 수사결과 추이를 지켜볼 일이다. newsroo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