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회동 앞둔 이해찬 “외교관 캐릭터, 정치에는 안 맞아”

반기문 총장 회동 앞둔 이해찬 “외교관 캐릭터, 정치에는 안 맞아”

기사승인 2016-06-06 12:04:55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친노(親盧) 핵심 인사인 무소속 이해찬 의원이 5일(현지 시각) ‘반기문 대망론’을 두고 “갈등이 심한 정치에 외교관 캐릭터는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 중인 이 의원은 이날 오후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 주 애난데일의 한 식당에서 동포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고 조선일보, 경향신문 등이 보도했다.

이 의원은 “그동안 외교관을 많이 봤지만 정치적으로 대선후보까지 간 사람은 없었다”면서 “외교 차원의 정치는 하지만 경제, 사회, 정책, 문화, 교육 등 외교관계 이외에 나머지 영역에서는 인식이 그렇게 깊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자신이 총리로 재직할 때 외교장관을 지낸 반 총장의 유엔 사무총장 선거 지원을 해준 인연을 강조하며 “정치와 외교는 중요하지만 한국처럼 갈등이 심한 정치에 외교관 캐릭터는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반기문 사무총장도) 국내 정치를 하는 데 과연 적합한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정치는 돌다리가 없어도, 물에 빠지면서도 건너가야 하는데 외교관은 돌다리를 두드리고도 안 건너간다”며 외교관 출신 최규하 전 대통령의 사례를 들었다.

한편 이해찬 의원은 오는 8일 미국 뉴욕에서 반기문 총장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반 총장과의 8일 유엔본부 회동에서 그런 조언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정치 얘기를 하는 자리가 아니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자리는 아니다"면서 "오래 못 봤는데 우리가 미국에 왔다는 얘기를 듣고 반 총장이 '차 한잔 하자'고 연락해와 차나 한잔 하는 자리"라고 전했다.

그동안 야권 일부 인사들은 반 총장의 태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생전 반 총장의 유엔 사무총장 피선을 위해 힘쓴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 반 총장이 묘역 참배를 미뤄온 것이 주된 이유였기 때문이다.

반 총장은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4년 외교통상부 장관에 임명됐고 이후 2006년에는 유엔 사무총장에 당선됐다. 그가 사무총장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노 전 대통령와 이 의원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다는 게 정치권의 의견이다. 이 의원은 당시 노무현정부의 실세 국무총리였다. 이번 만남은 반 총장이 요청한 것으로 신뢰 회복을 위한 의도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newsroo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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