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바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가끔씩 생기는 두통은 별로 대수롭지 않은 문제다. 두통이 느껴지면 그저 과도한 업무로 인한 피로누적이거나, 수면부족으로 인한 증상, 또는 스트레스성으로 인해 생기는 정도로 여겨지기 쉽다. 하지만 어느 날 생긴 두통이 단순히 가벼운 일반적인 두통이 아니라, 뇌종양을 알리는 신호일 수도 있다. 때문에 뇌종양으로 인해 생기는 두통을 일반 두통과 착각해 그냥 넘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신상훈 국립암센터 뇌척수종양클리닉 전문의 교수는 두통은 뇌종양의 가장 흔한 증상인 반면, 이와 동시에 두통만큼 뇌종양 증상으로 애매한 것도 없다고 지적한다. 신 교수는 “뇌종양 환자의 30~50%가 진단 시 두통을 호소하는 데 반해, 두통환자 중 뇌종양이 있는 환자는 1% 미만이다”며 “즉 뇌종양의 경우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는 많지만 대부분의 두통환자가 뇌종양 환자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가장 흔하고 대표적인 두통은 ‘긴장성 두통’과 ‘편두통’이라고 신 교수는 말했다. 스트레스, 과로, 피로, 감정적인 문제 등에 의해 유발되는 ‘긴장성 두통’은 단단한 밴드가 머리를 둘러싸고 조이는 듯 아픈 것이 특징이다. 한쪽 부위에 국한돼 나타나기도 하고, 뒷목 부위의 근육이 뭉친 느낌이 들면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주로 늦은 오후나 저녁에 잘 생기고 자주 재발한다. ‘편두통’은 ‘지끈거리는’ 형태의 박동성인 경우나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 등 여러 가지 형태의 두통으로 나타난다. 주로 식욕부진, 오심, 구토, 눈부심 등의 다른 증상과 동반되는 점이 특징이다.
반면 뇌종양의 두통은 종양이 인접한 뇌수막이나 혈관을 압박하고 팽창시키거나, 종양이 상당한 크기로 자라 뇌압이 상승하여 뇌수막을 자극하게 되면서 발생하게 된다. 신상훈 교수는 “뇌압이 상승해 나타나는 두통은 새벽에 두통으로 잠에서 깨거나 아침에 심한 양상을 보이게 된다. 이는 수면 시 머리로 가는 혈관이 팽창하여 뇌압을 더 올리는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두통 외에도 뇌종양 증상인줄 모르고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두통 또는 치매 증상이 있어서 신경과에 다니던 중 뇌종양을 진단받기도 하고, 물체가 둘로 보이거나 시력저하로 안과를 찾았다가 진단받기도 하며, 이명 현상으로 이비인후과에 갔다가 진단받는 경우도 있다. 또 불임의 원인을 찾던 중 뇌종양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있으며, 교통사고 후 발생한 두통의 원인을 검사하던 중 발견하는 경우도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에 신상훈 교수는 “물체가 이중으로 보이거나, 이상한 소리가 들리거나, 또는 말이 어눌해 진다거나 나아가 무월경증, 임신과 상관없는 유즙분비, 간질 발작 등이 새로 생긴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담하여 정밀검사를 시행해 봐야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신 교수는 뇌종양이 휴대폰 전자파와 연관돼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청신경초종이라는 청각을 담당하는 신경에 생기는 종양의 경우, 10년 이상 휴대전화를 사용했을 때 그 발생률이 1.9배 높았으며, 특히 전화를 주로 오른쪽 귀로 받으면 우측 귀에, 좌측으로 받으면 좌측 귀에 청신경초종 발생이 3.9배나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 교수는 “이어폰이나 헤드셋과 같은 장치를 이용하여 휴대폰을 머리에 대지 않고 사용하는 습관이 뇌종양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예슬 기자 yes22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