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삼성SDI 등 국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생산업체들이 중국에서 사업할 수 있는 인증을 받는 데 실패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다만 이들 업체는 다시 인증 획득에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아직 인증을 확보할 여지는 있다.
20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이날 ‘4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업체'의 31곳의 명단을 발표했으나 LG화학과 삼성SDI는 여기에 들지 못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양사가 인증을 받지 못하면 사실상 중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할 수 없게 될 수 있다.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사업 기회를 잃을 수도 있는 처지가 된 것이다.
앞서 중국 정부는 올해 들어 생산·개발·품질·설비 면에서 일정한 기준을 갖춘 배터리 업체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며 ‘모범규준'을 정해 심사를 벌여왔다. LG화학과 삼성SDI도 이에 따라 인증을 신청했으나 통과하지 못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배터리 업체들이 늘면서 기술력·자본 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업체들이 난립하자 건전한 업체만 걸러내겠다며 모범규준을 도입했다.
이번 인증의 결과가 언제부터 시행될지는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2018년 1월로 시행 시기를 점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기차 산업을 정책적으로 육성 중인 중국 정부가 해외 업체들을 배제하기 위한 조치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는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품질이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들이 시장에 범람하자 이를 정비하는 차원에서 인증 절차를 도입한 것”이라며 “한국 업체를 의도적으로 배제하려는 의도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안팎에서는 LG화학과 삼성SDI가 이번 인증 신청 과정에서 서류 등 준비작업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기술력이나 제품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어 인증을 통과하지 못한 것은 아니란 얘기다.
LG화학이나 삼성SDI는 BMW, 폴크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등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은 업체들로, 품질이나 안전 문제로 인증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LG화학과 삼성SDI는 다음번 인증 심사 때 다시 서류 등을 갖춰 인증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다음번 심사 때는 반드시 인증을 통과하도록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예슬 기자 yes22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