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시원한 느낌과 ‘아그작’ 소리가 좋아서 얼음 깨물어 먹기를 즐기는 30대 남성 안 모 씨는 몇 주 전부터 음식을 섭취할 때마다 이가 시리고 시큰거리는 통증이 계속되어 불편함을 겪었다. 처음에는 차가운 음식을 먹어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생각해 가볍게 넘겼다. 그러나 점차 찌릿하고 통증이 심해져 충치 검사를 위해 치과를 찾은 안 씨는 충치가 아닌 ‘치아 균열 증후군’이라는 뜻밖의 진단을 받았다.
◇단단하고 질긴 음식 선호시 치아 균열 발생↑
치아 균열 증후군은 치아 한쪽으로 무리한 힘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면서 치아 사이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는 증상이다. 주로 충치로 인해 치아에 큰 충전물이 있을 때 발생하는데, 남아있는 치아보다 충전물이 더 클 경우 치아에 가해지는 충격으로 치아구조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치아 균열 증후군은 위아래 치아의 씹는 힘으로 인하여 머리카락보다 얇은 금이 생기도 하는데, 안 씨와 같이 평소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발생하기 쉽다. 음식물을 씹을 때 치아 부분에 통증이 생기거나 차갑고 뜨거운 음식, 딱딱한 음식을 먹을 통증이 있다면 치아 균열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밖에도 치아에 큰 수복물이 있는 경우, 치아에 충치가 존재하거나 치아의 마모가 심한 경우, 이를 악물거나 이갈이 습관이 있는 경우, 음식을 한 쪽으로만 씹는 경우, 교통사고나 운동 등 물리적인 충격을 입었을 경우에도 치아 균열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허영준 다인치과병원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양인에 비해 단단하고 질긴 음식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치아 균열 증후군의 빈도가 높은 편”이라며 “평소 딱딱한 고기의 뼈나 연골, 얼음 등을 자주 씹는 것은 좋지 않으며 건어물의 섭취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 간 치아 되돌릴 수 없어…조기 진단·치료 중요
치아 균열 증후군이 생기면 음식을 섭취할 때 위아래 치아가 맞물리면서 균열 부분이 벌어지며 신경을 자극한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고 단단한 음식이나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시큰거리는 통증이 발생하는 정도다. 치아 균열이 더 진행되면 차가운 음식은 물론 음식이 닿을 때마다 통증이 생긴다.
그러나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하지 않으면 진행된 틈 사이로 세균이 침입하여 염증을 일으키거나 심한 경우에는 뿌리 쪽 뼈조직에도 염증이 생겨 차가운 음식, 뜨거운 음식에 민감해지며 심할 때는 치아끼리 닿기만 해도 극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치아 균열 증후군 진단을 받으면 더 이상 금이 가지 않도록 치아를 씌워주는 치료를 하는 것이 우선이다. 금이나 세라믹 등으로 치아를 씌운 후 통증 감소를 위한 신경치료도 병행한다. 그러나 치아 뿌리 쪽으로 균열이 진행되어 주위에 염증이 많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발치 후 임플란트를 이식하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
허 원장은 “일단 균열이 생긴 치아는 자연 접합이 이루어지지 않아 조기 진단하여 치료하는 것이 더 이상의 치아 손상과 발치를 막는 방법”이라며 “미세한 금이나 육안으로 보이는 외형 파절, 뿌리에서부터 시작된 파절 등 치아 균열의 형태와 범위가 다르므로 치과에 내원해 정확한 진단 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예슬 기자 yes22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