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세계 28개국 호텔 커피 가격 조사에서 서울의 호텔 커피는 유일하게 잔당 1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1위에 올랐다. 도쿄 9420원, 베이징 8520원 등 각국의 대표 도시가 그 뒤를 이었다.
국내 커피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해왔다. 2007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의 커피 시장은 매년 평균 49%씩 성장했다. 지금은 그 규모가 6조원에 육박한다. 인당 커피 소비량은 1990년 1.23 kg, 2014년 3.84 kg으로 3배가량 증가했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약 10g의 원두가 사용되는걸 고려하면 한국인 1명당 연간 384잔의 커피를 마시고 있는 것이다.
시장 성장에 따라 소비자들의 입맛은 점차 까다로워지고 있다. 이런 수요에 맞춰 업체들은 스타벅스 리저브, 폴바셋 등의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를 내세우고 있다. 최근 콜드브루 열풍을 만들고 있는 한국야쿠르트의 ‘콜드브루 by 바빈스키'는 로스팅 후 10일 이내의 신선한 커피를 콘셉트로 마케팅하고 있다.
고급 음식의 대명사인 호텔업계도 같은 고민을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웨스틴 조선호텔의 ‘비벤떼(vivente)’ 커피다. 2015년(3-12월)에는 전년 대비 133% 사용량이 증가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외에도 그랜드하얏트호텔의 ‘아로마 322’, 신라호텔 ‘코바(COVA)커피’ 등의 사례가 있다.
일반 고객들의 커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관련 지식이 풍부해지는 환경이 그 주요인이다. 이와 함께 전문적 커피 교육을 받은 호텔리어들이 늘어나면서 호텔에서도 맛있는 커피를 서비스하기 위한 변화들이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그 시도와 노력에 비해 현실은 녹록치 않다. 웨스틴조선호텔의 비벤떼도 수입 원두 사용 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신선도 관리 등의 근본적 해결 과제가 남아있다.
특급 호텔을 시작으로 촉발된 호텔업계의 원두 커피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브라운백 커피에서는 ‘2016 한국 호텔 커피 보고서’를 발간하고, 관련 세미나를 개최했다.
소수의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해당 세미나를 통해 “호텔업계의 커피 혁신은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인 탁월한 맛을 만들기 위한 역량을 호텔에서 직접 갖추기엔 현실적 어려움이 크다”며 업계의 고민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풀어냈다.
뛰어난 맛의 원두커피를 개발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일정한 맛을 유지하기 위한 운영상의 현실적 어려움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깊은 공감을 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