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처럼 예뻐지려고” 10대 성형수술 이유도 제각각

“아이돌처럼 예뻐지려고” 10대 성형수술 이유도 제각각

기사승인 2016-07-04 00:40:08

“아이돌 가수처럼 되고 싶은 게 꿈이예요. 예뻐지기만 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 학교에도 성형수술을 한 친구들이 꽤 많아요.” 고등학교 1학년인 김지혜(17·가명)양은 성형수술을 고려하는 친구들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김 양은 “초등학교 때 쌍꺼풀 수술을 하는 친구들도 있고, 고등학생이 되자마자 코성형이나 턱수술 한 친구도 있다”며 10대들 사이에서 성형수술이 흔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10대 중·고교생 중에서 성형수술을 하는 비율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성장이 멈추지 않은 시기에 성형을 할 경우 각종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 강남의 모 성형외과에서는 의사가 부모 동의 없이 10대 여학생의 가슴 성형수술을 시행한 뒤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해당 병원은 학생 보호자에게 피해 보상으로 무마하려 시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일부 성형외과는 10대들에게 이벤트 명목으로 파격적인 할인비용을 제시하면서 코성형이나 가슴성형까지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네이버나 다음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나 인터넷 커뮤니티, 뷰티 관련 카페에서도 10대 성형수술 관련 내용이 주요 키워드로 뜨고 있다. 인터넷에 ‘10대 성형’을 검색하면 관련 글과 답변이 수천여개에 달한다. 한 학생은 “어릴 때 가슴성형을 하면 성인이 된 후 큰 가슴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관련 병원을 추천해 달라”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 다른 10대 학생은 “친구가 얼마 전에 턱 수술을 했다. 나도 사각 턱이라 턱뼈수술을 하고 싶은데, 성형수술 제한 연령이 몇 살인지 궁금하다”고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차상면 대한성형외과의사회장은 “의료법상 청소년이 성형 수술을 하는 경우 부모님 동의서가 반드시 필요하다. 부모 동의 없이 10대 청소년의 성형수술을 강행했다가 적발되면 의사가 처벌을 받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청소년기에 성형 수술은 어느 부위까지 가능할까. 정지혁 서울대학교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전문의가 성형수술을 시행하기 전에 성장판 검사를 반드시 하게 돼 있다”며 “1년 간 더 이상 키가 자라지 않고 손목 엑스레이를 통해 성장이 멈춘 것을 확인하면 성형수술이 가능한 연령”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눈은 평균적으로 성장이 가장 빨리 끝나는 부위이며, 코나 턱 등의 뼈는 평균 17살까지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문제는 불법적으로 이뤄지는 성형수술이다. 익명의 한 의사는 “병원 매출을 올리기 위해 성장이 멈추지 않은 10대 학생들에게 부모 동의도 받지 않은 체 성형수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10대들의 성형 빈도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 SNS 열풍이 성형 판도를 바꾸고 있다는 견해가 많다. 한 10대 청소년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이 유행하면서 사진을 찍는 빈도가 많아졌는데, 사진발이 잘 받지 않아서 성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10대 청소년은 “포토샵이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눈을 크게 하고 턱을 깎는 등 원하는 모습으로 내 얼굴을 조작해 SNS에 올린다”며 “그렇지만 현실의 내 모습과 괴리가 커서 성형수술을 통해 원하는 외모로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한다”고 전했다. 성형수술에 부담을 느끼는 일부 청소년들의 경우 필러나, 보톡스 등의 가벼운 시술을 받는 사례도 최근 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0대 청소년들의 과도한 성형수술 열풍은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정지혁 교수는 “10대는 사춘기와 함께 변덕이 심한 시기이기 때문에 언제든 마음이 바뀔 수도 있어 신중해야 한다. 원하는 스타일의 옷으로 갈아입듯이 성형수술을 쉽게 생각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 교수는 “성형수술의 경우 비가역적인 것이 특성이다. 한번 성형을 하면 다시 원래의 상태로 복구하기 어렵다”며 “성형수술은 반드시 신중하게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윤형 기자 newsroo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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