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피임을 목적으로 먹는 약 바이엘코리아의 ‘야스민’을 복용하던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또 다시 발생했다. 지난 2012년에도 국내에서 한 차례 사망 사례가 있었던 만큼 ‘야스민’의 부작용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13일 뉴스1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5월 인천 검단지역의 한 산부인과 의원에서 야스민을 처방받아 복용한 환자가 사망했다.
현재 바이엘코리아 측과 식품의약안전처는 사망환자의 사인이 약물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
지난 2012년에도 야스민을 처방받은 환자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2월 춘천의 한 병원에서는 월경통을 겪던 환자가 야스민 3개월을 처방받고 복용한 지 한 달 만에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는 증상을 보이다 사망한 바 있다. 해외에서도 사망 사건이 보고됐고, 국내에서는 한 산부인과 의사가 야스민을 복용한 후 하지마비 증상을 보인 사례도 있다.
야스민은 고나다트로핀(gonadatropin)을 억제해 배란을 막고 자궁 경관의 점액과 자궁 내막의 변화를 일으키는 프로게스틴(progestin) 유도체다. 이 약의 성분은 드로스피레논 3mg, 에티닐에스트라디올 0.03mg이다. 동일 성분의 약으로 사전피임약 ‘야즈’가 있다. 야즈의 경우 처방 함량은 야스민보다 적다.
더불어 동일성분의 함량이 적은 ‘야즈’ 역시 안전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식약처에 따르면 ‘야즈’의 경우 국내에서는 부작용 사례가 보고된 바는 없다. 다만 일본에서 3건의 사망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복용자가 많은 야즈 약물에 대한 부작용 우려도 커질 전망이다.
이 같은 프로게스틴 유도체 약물은 최근 국내외에서 혈전색전증 등 심혈관계 부작용 위험이 있다. ‘혈전색전증’이란 쉽게 말해 피 덩어리가 생겨 혈관이 막히는 질환이다. 춘천 사망자도 폐혈관에 혈전이 생긴 폐혈전색전증이었다.
야스민의 부작용 보고에 따르면 혈전 관련 이상반응 발생 시 이 약의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수술 전 최소 4주 및 수술 후 2주 동안은 이 약의 투여를 중지한다. 분만 후 수유하고 있지 않은 여성은 분만 후 4주 이내에 이 약의 복용을 시작하지 않는다. 또한 드로스피레논을 함유한 경구피임제는 다른 프로게스틴을 함유하는 경구피임제보다 정맥혈전색전증(VTE)의 위험성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약이 사전 피임 목적 외에도 다양하게 처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야스민과 야즈는 산부인과에서 호르몬 이상, 생리 불규칙 여성들을 대상으로도 처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처방률 1위 약물이다. IMS 헬스데이터 기준으로 ‘야스민’은 올해 1분기 5억9700만원어치가 팔렸다. ‘야즈’는 24억9900만원으로 사전피임약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이 판매됐다.
바이엘 관계자는 “의약품안전원과 식약처에 사망 사례가 현재 보고돼 조사 중에 있다. 조사 결과가 나오면, 사망 관련 인과관계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윤형 기자 newsroo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