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강성근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원장

[인터뷰]강성근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원장

기사승인 2016-07-14 16:34:29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강성근 원장(57)은 요즘 전에 없이 고민이 많다. 감귤 적정생산량 맞추기에서부터 감귤 명품화 사업, 청정 이미지의 제주농업 개발, 제주형 스마트 농업의 안착 등 숱한 과제 중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26대 원장으로 취임, 1년 6개월여 동안 제주도농업기술원을 이끌어왔지만 갈수록 할 일이 늘어나는 것만 같다.

 지난 14일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농업기술원 원장실에서 만난 그는 “어려운 여건이지만 우리 기술원 구성원들은 저마다 최고의 전문가라는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앞으로 현장에 더 다가가 농업인들의 많은 목소리를 듣고, 농가에 실제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포부를 밝혔다. 

 서귀포 출신으로 제주대학교 원예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은 강 원장은 1984년 제주도농촌진흥원에서 공직자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뒤 지금까지 제주농업·농촌발전을 위한 시험연구사업과 기술보급에 헌신해 왔다.

 이후 2003년 농업연구관에 임용된 이후 농업기술원 감귤원예과장, 연구개발국장 등 요직을 거쳤고, 농업인 단체와 현장 위주의 새로운 농업기술 연구개발 보급에 정진했다.

 연구개발국장 재직 시에는 원종장에서 생산한 씨감자로 제주 감자종자 100% 자급과 원예작물 품종개발, 제주 10대 약용작물 선정은 물론 감귤 품종 개발 등 역점사업을 추진했다. 또한 4개 권역별로 특화된 농업기술센터의 특성을 살린 농업기술보급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했다.

 다음은 강 원장과의 일문일답.


 -제주도농업기술원에 대해 소개해 달라.

 △도농업기술원은 제주농업의 전반적인 것을 다루는데 크게 세 분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농업에 대한 연구개발 사업이고, 둘째는 개발된 것을 농가에 보급하는 사업이고, 마지막으로 농업인 교육사업이다.

 기술원에서는 무엇보다 농가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일에 중점을 둔다. 최근 제주 농가들은 농업의 새로운 장르를 요구하고 있다. 소득작물 발굴과 신품종을 개발·보급하는 사업은 농업인들의 이 같은 갈망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이다.

 


 -감귤의 ‘명품화’를 위해 농업기술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책은 무엇인가.

 △감귤의 품질을 높이려면 재배 기본기술과 필수적인 기술이 함께 있어야 한다. 여기에 덧붙여 자기만의 독특한 노하우도 필요하다. 기술원에서는 감귤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불규칙하게 심어진 감귤나무를 정리해서 새로 큰 나무를 한 줄로 맞춰서 심는 상목이식사업을 해왔다. 이를 통해 감귤의 품질도 높이고 생력재배도 가능한 틀을 만들고자 한다.

 기존에 개별 농가별로 진행했던 위 사업들을 올해부터는 단지화 개념으로 접근, 중문과 위미 두 군데에 탑-푸르트단지(명품화단지)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 농업인구 감소에 따른 영향은 어떠할 것으로 보나.

 △제주는 비교적 젊은 인력이 많은 편이다. 육지에 갔다가 다시 돌아와 부모의 농업을 물려받는 이들도 많다. 그들이 농업을 시작하면서 경영적인 마인드를 갖출 수 있도록 청년창업 시범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 교육에서는 새로운 작물 또는 농업기계화 등에 대한 정보를 전하고 있다.

 

 -제주만의 농업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청정이다. ‘청정 제주’라는 브랜드는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제주에서 생산된 작물을 중국에도 수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청정 이미지가 있어서 가능하다. 지금은 초기단계이지만 외국에 있는 화장품 회사가 제주의 천연자원을 이용해 화장품을 만들어 수출하겠다는 의사도 타진해 온 바도 있다. 

 또 하나 제주만의 강점은 농업인들이 젊다는 것이다. 제주의 젊은 농업인들은 기존의 것을 바꿔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 한다. 예를 들면 1차 산업적인 개념만을 갖는 것이 아닌, 경영마인드를 통해 제주의 농업을 6차 산업까지 확대하려는 하려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물론 여기에서 기성세대와의 충돌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충분히 타협할 수 있는 범위라고 판단한다.


 -최근 ICT 융복합 확산 흐름과 더불어 농업에서도 ‘스마트 농업’이 각광을 받고 있는데 제주도에서는 어떤가.

 △제주지역의 경우 일반적인 기계화는 일정 수준 진척돼 있다. 다만 작물을 심거나 수확할 때는 사용하는 기계의 보급이 미흡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

 정보화 농업인이라고 해서 ‘스마트농업’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꾸준히 해왔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을 이용해 작물을 원격 재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제주에도 보급돼 있다. 일반적인 하우스 자동화도 이에 속한다. 특히 농가 자체에서 택배를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작물을 판매하기도 하는데 이것도 같은 흐름에서 보면 될 것 같다.

 

 -제주지역 농업인들이 겪는 어려움은 어떤 것인가.

 △기후변화로 기존의 작물이 큰 피해를 입는 경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재배스타일이 변해야 한다. 지난해처럼 가을에 비가 많이 오거나, 시기에 맞지 않는 한파 등으로 작물의 상품성이 떨어지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기술원에서는 내년까지 꾸준히 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온도변화 기후변화에 맞는 파종시기를 농민들에게 전달하고, 기후변화에 강한 품종 개발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자연과 싸워 이길 수는 없기에 대응이 아닌, 적응을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지역 농업인들이 외국과의 FTA 체결로 어려워지는 부분도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선 품질향상과 함께 생력재배, 경영비 절감 등도 이뤄내야 한다.

  

 -제주 농업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제주가 가진 청정 이미지와 기후를 활용하면 제주농업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단지 현재 개선해야 할 점은 유통적인 부분이다. 수확량 조절 등 제주 농업인들과 호흡을 맞춰 나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제주는 관광객이 많아 농업을 이용한 6차 산업을 발전시켜 나가기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잇다. 농촌 체험농장 등을 잘 꾸며나가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은 경쟁시대다. 개인만 잘해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농가들이 서로 협력해서 큰 그룹을 이뤄야 한다. 공동이익을 위해 재배관리나 유통 등에서 협력해야 한다. 이것이 잘 이뤄진다면 중장기적으로 공동이익을 보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공동이익을 위해 배려하는 농업인들이 돼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농업기술원은 현장에 더 다가가 농업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사업을 반영해 농가에 실제적인 이익이 되는 쪽으로 노력해 나가겠다.  



유경표 기자 scoop@kukinews.com

정수익,유경표 기자
scoop@kukinews.com
정수익,유경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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