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봐서 남성비하?”…서울메트로의 ‘제멋대로’ 광고 심의

“어딜 봐서 남성비하?”…서울메트로의 ‘제멋대로’ 광고 심의

기사승인 2016-07-20 16:00:50

‘서울메트로’가 인터넷 커뮤니티 ‘여성시대’의 회원들이 기금을 모아 신청한 광고 시안에 대부분 불가판정을 내려 심의 기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강남역, 신촌역, 홍대입구역의 역내 스크린에 여성시대 측에서 제작한 광고들이 게재됐다.

게재된 광고에는 ‘성범죄 교육은 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게 우선이다’ ‘여자가 싫다는 말에 다른 뜻은 없다’는 뜻의 문구 등이 적혀 있다.

하지만 이는 일부일 뿐 서울메트로는 지난 14일 여성시대가 제출한 광고 시안 13개 중 무려 10개에 대해 불가 판정을 내렸다.

‘광고가 남성 비하적’이며 ‘민원이 들어올 수 있는 데다 여성에 대한 것들이 많이 표현되어 있다’는 이유에서다.

탈락한 광고 시안에는 ‘남녀 간 임금 격차, 20년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하위 국가 대한민국’ ‘여자가 들어가야 완성되는 글자들’과 같은 문구가 적혀있다.

여성시대 운영진은 “통계 수치 광고의 경우 남녀 임금 차별에 대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러한 광고들이 어떻게 남성을 비하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커뮤니티 내에서는 그간 여성의 신체를 부각하거나, 성 편견을 조장하는 광고가 지하철 광고판에 빈번하게 실렸기에 이번 심의에 대해 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다.

2013년 밀크티 프랜차이즈 전문점 ‘공차’는 지하철 광고판에 ‘영화용 친구, 식사용 오빠, 수다용 동생, 쇼핑용 친구, 음주용 오빠! 어장관리? 아니 메시급 멀티플레이! 기분 따라 다르게 즐겨라’는 문구의 광고를 게재해 질타를 받았다.

서울메트로의 결정에 대해 네티즌들은 “있는 사실 그대로 말하면 남성 비하인가” “실제 있는 한자를 보여준 것뿐인데” “여성 혐오 광고는 실어주는 이유가 궁금하다”며 심의 기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서울메트로 홈페이지 민원 게시판은 네티즌들의 민원으로 가득하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지하철은 다수의 사람이 이용하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있는 광고는 피하려 한다”며 “문제 되는 광고들은 최대한 빨리 재검토를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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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4458@kukinews.com
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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