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팀이 사탕이 부서질 때 빛이 나는 원리를 모사한 색 조절 기술을 개발했다.
정순문 DGIST 나노·에너지융합연구부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윈터그린향이 포함된 사탕을 깨물거나 부술 때 청색의 미케노발광이 발생하는 현상에 주목했다.
미케노발광은 재료에 기계적인 힘을 가해 전자의 이동과 재결합을 일으켜 빛을 만드는 방법이다. 바람, 진동과 같은 자연현상으로 발생하는 기계적 에너지를 빛에너지로 전환하기에 외부 전력 없이도 빛을 만들 수 있다.
사탕을 구성하는 설탕 성분이 부서질 때 자외선 영역의 미케노발광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윈터그린향과 같은 천연식물성 오일은 자외선을 흡수해 청색을 만들어준다.
연구팀은 미케노발광 연구에 접목해 단일 녹색 미케노발광 재료와 유기형광색소를 혼합해 기존 미케노발광 재료에서 나타나는 녹색빛은 흡수되고 붉은빛이 발생하도록 하는 색 조절 기술을 개발했다.
유기형광색소가 코팅된 기판에 미케노발광 재료인 황화아연(ZnS)과 실리콘 고무가 혼합된 재료를 발라주면 실리콘 고무보다 비중이 큰 미케노발광 재료가 기판 아래로 가라앉고 유기형광색소는 위로 뜨면서 이층구조가 만들어진다.
기판에 기계적인 힘을 가하면 미케노발광 재료가 빛을 발하는 발광층에선 녹색빛이, 유기형광색소가 고무에 분산된 색 변환층에서는 녹색빛을 붉은빛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단일 미케노발광 재료에 유기형광색소의 배합비율을 달리해 다양한 색을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이용하면 부 전력 없이 빛을 발생하는 미케노발광 현상을 이용한 디스플레이, 조명, 센서 등에 응용할 수 있다. 에너지 및 환경문제가 없는 친환경 디스플레이 개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 선임연구원은 "유기형광색소와 미케노발광 재료를 접목해 다채로운 색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며 “미케노발광 현상을 이용한 에너지 및 환경 문제를 개선하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재료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19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대구=김덕용 기자 sv10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