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송은이 “페스티벌에 더 많은 코미디언 참여했으면… 유재석 무조건 참석”

[쿠키인터뷰] 송은이 “페스티벌에 더 많은 코미디언 참여했으면… 유재석 무조건 참석”

기사승인 2016-07-26 16:21:14


방송인 송은이가 인터뷰를 자처했다. 그동안 기사에서 송은이의 인터뷰를 접하기는 쉽지 않았다. 데뷔 23년 된 송은이가 굳이 인터뷰를 해서 무언가를 알려야 할 이유도 없었다. 대신 팟캐스트 1위를 차지한 ‘송은이&김숙의 비밀보장’, SBS 러브FM ‘송은이, 김숙의 언니네 라디오’를 통해 청취자들과 직접 소통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 22일 서울 도산대로 FNC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송은이는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녀가 다음달 26일부터 9월 3일까지 9일간 열리는 제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하 부코페)의 총연출을 맡았기 때문이다.

송은이는 조직위원회 아래에서 대관, 홍보를 비롯한 행사 진행의 전반적인 것들을 맡게 됐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자신만의 큰 그림도 그리고 있었다. 연출을 맡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방송인 김준호의 제안이었다.

“부코페는 항상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어요. 제1회 부코페가 열릴 때 MBC에브리원 ‘무한걸스’에서 ‘옹알스’ 특집을 해서 참여한 적도 있었죠. 연출은 김준호와의 친분으로 맡게 됐어요. 집행위원장을 하면서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돕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김준호는 집행위원회로 들어오라고 했는데 제가 객관적으로 도울 수 있는 일로 참여하겠다고 해서 연출을 맡게 됐어요.”

의외였다. 개그 프로그램에 출연한 지 꽤 오래된 송은이가 코미디 페스티벌의 연출을 맡는 건 예상 밖의 일이었다. 송은이는 이전에도 부코페에서 참여해달라는 제안이 있었지만 계속 거절해왔다고 말했다. 그런 송은이가 연출을 맡기로 결심한 건 그녀도 코미디언 출신이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공개 코미디를 떠나있었지만, 저도 무대에서 개그를 시작했던 사람이에요. KBS2 ‘개그콘서트’가 생기기 전부터 대학로에서 ‘개그콘서트’를 했죠. 지난 1998년 저와 김진수, 이휘재, 백재현, 김한석 등이 3달 동안 했어요. 제가 하는 공연을 본 KBS 박준민 CP가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야겠다 해서 지금의 ‘개그콘서트’가 만들어진 거예요. 늘 무대에 대한 동경은 있었어요. 코미디언 출신이라면 아마 다 그럴 거예요. 2003년쯤 유재석과 함께 했던 ‘코믹타운’이라는 SBS 콩트 코미디가 마지막이었어요. 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하지만 그때로 돌아갈 자신이 없어서 못하고 있는 거죠.”

송은이의 이번 페스티벌의 목표를 높게 잡았다. 그리고 발로 뛰었다. 초보 엄마들을 위해 평일 오전 11시에 공연하는 ‘투맘쇼’를 비롯한 여성 콘텐츠를 보강했고, 평일에 공연을 못 보는 학생들을 위해 직접 학교로 찾아가는 ‘스쿨 어택’ 이벤트도 준비했다. 무대 코미디 뿐 아니라 영상 코미디의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UCC 콘텐츠 페스티벌’을 개최해 네이버 캐스트와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또 페스티벌을 상징할 수 있는 로고를 만들기도 했다.

“작년 관객수가 3만 명이었으면 올해는 5만 명을 해보자고 했어요. 또 앞으로도 이어갈 수 있는 페스티벌의 이미지와 색깔을 만들자는 게 목표예요. 어느 행사를 가도 그 행사만의 상징과 대표되는 것이 있는 만큼 이번에 처음으로 부코페 로고와 심벌도 만들었어요. 김대희의 아이디어로 갈매기 캐릭터 ‘버디’, 등대 캐릭터 ‘퍼니’가 탄생했죠. 부코페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도 개발하려고 해요. 여기서 만든 공연으로 후배들이 TV나 공연, 해외 페스티벌에도 갈 수 있게 하는 거죠.”


부코페의 치명적인 약점 중 하나는 유명 코미디언들의 불참이다. 조직위에서 초청하는 몇몇 코미디언들만 참여하는 탓에 반쪽 코미디 페스티벌로 비춰지기도 했다. 송은이는 이미 이런 상황을 알고 있다며 나름대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중들이 보고 싶어 하는 예능인들도 부산으로 내려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능을 하는 분들은 일주일 풀로 스케줄이 잡혀서 있어서 쉽지는 않아요. 그래도 김구라씨가 하는 콩트를 모두가 보고 싶어 하잖아요. 제가 김준호보다는 적극적으로 섭외를 하고 있어요. 어제도 통화한 강호동을 비롯해 여러 명에게 몇 달 전부터 참석해달라고 얘기하고 있어요. 유재석은 그날 무조건 온다고 했어요. 박명수도 개막식에서 디제잉을 해주기로 했고요. 섭외 전화를 할 때마다 항상 ‘코미디언 출신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라’, ‘부담을 갖고 내려와라’라고 얘기해요.”

송은이의 페스티벌 연출은 단발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내년 페스티벌을 위한 아이디어까지 내놓은 상태다. 코미디 페스티벌을 즐기기 위해 부산을 방문한 관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올해 꼭 모시고 싶었던 팀은 틴틴파이브예요. 내년에는 모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또 허리케인 블루도 좋아요. 무대 코미디에 어울리는 좋은 콘텐츠잖아요. 김준호는 할리우드 배우 짐 캐리를 초청하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요. 전 다시 봐도 좋은 레전드 콩트들을 개막식에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전반적으로 관객들이 코미디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오시는 경우가 많아요. 드라마를 볼 때는 ‘얼마나 연기 잘 할까’ 하는 시선으로 안 보는데 코미디는 ‘얼마나 웃길까’ 하는 시선으로 보시는 게 있어요. 그냥 편하게 오셔서 분위기를 즐기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어려운 것 같아요.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게 숙제죠.”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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