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美에볼라 대응 총괄 나카오 박사 “감염병 대응, 신속 ‘소통’이 답”

[인터뷰] 美에볼라 대응 총괄 나카오 박사 “감염병 대응, 신속 ‘소통’이 답”

“모든 관계자와 시기적절히 조정 및 소통해야”

기사승인 2016-07-28 00:03:00

지난 2013년 12월 서아프리카에서 발병해 전 세계를 뒤흔든 감염병이 있다. 바로 ‘에볼라’다. 에볼라 사태를 겪으며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는 의료적 대응이 필요한 재난이 발생했을 때, 공공보건 및 인도적 의료지원 관계자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 한국 정부 역시 2014년 12월을 시작으로 3차례에 걸쳐 에볼라 긴급의료대응팀을 파견하며 전 세계적 의료 사태 해결에 동참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터지며 감염병 대응 및 의료 재난시 신속한 대응에 대한 관계자들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미국에서 감염병 대응에 있어 중추역할을 했던 인물이 있다. 에볼라 사태 당시 미국 정부의 서아프리카 에볼라 대응의 중추 역할을 한 DART 팀의 수장을 맡았던 졸린 나카오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해외 재난 지원국(OFDA) 공공보건 및 의료 전문 고문이다. 그는 국제이주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Migration, IOM) 한국대표부가 주최한 ‘의료 재난 대응 국제 세미나’에 발표자로 초청을 받아 내한했다. 졸린 나카오 박사(Dr. Jolene Nakao)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생각하는 ‘감염병 등의 의료 재난 핵심 대응책’이 무엇인지 물었다.  

-‘에볼라 이후 세계 보건 위기와 대응’(Health Crises in the World Post-Ebola and How We Respond)에 대한 이슈에 전 세계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세계 보건 위기 중 무엇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보는가. 

“세상에는 정말 많은 보건 위기가 있어 어느 한 가지를 꼽기는 힘듭니다. 자신의 상황에 따라 똑같은 감염병도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일례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지카바이러스 확산인데요. 만약 임산부이거나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지카바이러스가 가장 위기로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 또한 자신이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소년이라면 말라리아가 가장 위기로 느껴질 수도 있겠죠. 즉 세상에서 가장 심각한 보건 위기를 꼽을 수는 없지만, 각 개인에게 가장 심각한 ‘보건 위기’가 존재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가장 중요한 위기 대응책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핵심 위기 대응책은 결국 ‘파트너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부와 국제기구, NGO, 공여기관 등이 하나의 보건 위기에 힘을 합쳐 자신의 기관이 잘할 수 있는 것들이 중복되지 않도록 신속히 대응해야 합니다.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위해 이들 조력자들이 힘을 합쳐 가장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조정(coordination)’을 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013년 서아프리카에서 발병해 전 세계를 뒤흔든 에볼라는 의료적 대응이 필요한 재난이 발생했을 때, 공공보건 및 인도적 의료지원 관계자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미국은 정부가 조속히 대응책을 마련한 것으로 안다. 어떻게 정부와 공조 체계를 마련했는가. 

“제가 일하고 있는 곳은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해외 재난 지원국(OFDA)입니다. OFDA는 미국 정부의 모든 재난 대응을 담당하는 곳이죠. 에볼라 당시 OFDA는 다른 미국 정부 부처들과 협력해 에볼라 대응 시 활동들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결국 에볼라 대응에서 가장 필요한 핵심 대응책은 에볼라 발생 국가, 전세계 공여기관, 병원 관계자 등 모든 관계자들과의 소통(communicate) 및 조정을 잘 하는 것입니다.”

-미국 정부의 서아프리카 에볼라 대응의 중추 역할을 한 DART 팀의 수장을 맡았다. 주요 역할을 소개하달라. 

“DART의 기술 고문(technical advisor) 역할을 했습니다. 주로 WHO(세계보건기구)나 IOM(국제이주기구)등 OFDA가 펀드를 지원한 기관의 기술 고문들과 협력해서 에볼라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인데요. 기술적 지원은 의료 기술 및 장비에 대한 조언, 보호 장비에 대한 조언, 위생 상태에 대한 조언 외에도 주민들과 에볼라에 대해 소통하는 방법 등도 포함합니다. 또 라이베리아 정부에게 포괄적 질병 감시 시스템(comprehensive disease surveillance system)을 개발하는 방법에 대해서 조언했는데, 이 시스템은 에볼라를 조기 감지하는 것 뿐 아니라 대응 및 컨트롤까지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했습니다.” 

-한국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감염병 대응에 대한 위기 의식이 커졌다. 그러나 당시 정부의 병원 정보 미공개 등의 소통부재로 감염병 대응 과정에서 난항을 겪었다. 한국 정부에게 감염 관리 대응과 관련해 당부하고 싶은 말은. 

“제 경험으로 비춰 말하자면 감염병 사태 대응에 있어서 늘 소통이 제일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에볼라 발생 국가(서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를 포함한 모든 관계자와 소통하고 역할을 조정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었지만, 결국 잘 해냈습니다. 이는 결국 소통 및 조정을 통해서 이뤄진 것입니다. 즉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는 대중에 대한 도덕적(ethical)이고 시기적절(timely)한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합니다.” 

장윤형 기자 newsroo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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