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자의 이슈체크] 수면유도제 ‘졸피뎀’ 자살 충동 부작용? 진실은

[장기자의 이슈체크] 수면유도제 ‘졸피뎀’ 자살 충동 부작용? 진실은

기사승인 2016-08-03 01:24:16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수면 유도제 ‘졸피뎀’을 남용할 경우 자살 충동 등의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자살로 세상을 떠난 고 최진실, 최진영 남매의 죽음 또한 졸피뎀과 깊게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는데요. 사실 그런 수면제로 인한 문제들은 모두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수면제 처방은 한해 200만 건이 넘고요. 불면증 환자도 갈수록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독성과 부작용이 적다고 알려져 있는 수면제 졸피뎀. 이번 이슈체크 시간을 통해서 ‘졸피뎀 등 향정신성의약품 부작용 논란’에 대해 짚어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아마 요즘 졸피뎀이라는 단어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텐데요. 그 부작용에 대해 무서운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어요. 오늘 이슈체크 시간을 집중해주시면 보다 정확한 정보 얻어 가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윤형 기자, 먼저 수면제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주세요. 보통 수면제는 어떤 성분의 약인가요?

장윤형 기자▶ 수면 관련 약물은 크게 벤조계열의 항불안제와 비벤조계열인 수면유도제로 나뉘는데요. 과거 수면제라고 불리던 약물은 주로 항불안제를 말합니다. 그 항불안제라는 건,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약물을 가리키죠. 즉 신경 안정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켜서, 잠을 이루게 도와주는 건가요?

장윤형 기자▶ 그렇죠. 불안한 마음은 잠자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형성을 억제시켜 불면 현상의 주원인이 되거든요. 그런데 항불안 효과의 수면제를 먹으면, 마음이 안정됨과 더불어 몸에 체온이 떨어지면서 멜라토닌 분비가 이뤄져 자연스럽게 잠이 오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항불안 효과를 가진 벤조다이아제핀 약물은 불안만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수면유도 기능, 그밖에 근육 이완, 발작 예방 등 다양한 다른 작용도 일으켜, 원치 않은 효과나 부작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장윤형 기자▶ 비벤조다이제핀 수면유도제는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의 문제점을 보완하여 수면유도 기능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게끔 만들어, 원치 않은 부작용을 최소화시킨 것인데요.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졸피뎀이 바로 비벤조다이제핀 수면유도제 일종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런데 그 문제점을 보완한 것으로 출시된 졸피뎀이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는 것인데요. 졸피뎀은 어떤 약물인가요?

장윤형 기자▶ 졸피뎀은 불면증 치료용으로 쓰이는 수면 유도제로, 국내산 수면제보다 약효가 3배 정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복용 후 전날 있었던 행동을 기억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 제2의 프로포폴이라고도 불리는데요.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졸피뎀 성분 주요 수면제는 한독약품의 스틸녹스를 비롯해 한미약품의 졸피드정, 환인제약의 졸피람정, 명인제약의 졸피신정, 한국파마의 졸피뎀정, 고려제약의 졸피움정 등 6개이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졸피뎀의 경우, 약효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인지, 처방 비율도 높다고 하던데요?

장윤형 기자▶ 네. 2014년을 기준으로 볼 때,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틸녹스의 국내 판매액은 약 108억 원입니다. 6개 약품의 총 국내 판매, 생산액은 약 208억 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약물 처방을 받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수면 유도제들도 많은데요. 굳이 사람들이 그렇게 졸피뎀 처방을 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장윤형 기자▶ 졸피뎀 약가가 저렴한 데다, 약효가 뛰어나 한 알만 복용하면 효과를 얻을 수 있어서입니다. 졸피뎀은 1정당 보험 수가가 170원으로, 처방전만 있으면 한 달 치 약을 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살 수 있거든요. 물론 졸피뎀은 한 번에 일주일치 정도 밖에 처방해 주지 않지만, 예외를 두어 나이가 많은 고령자의 경우 더 많은 양을 처방해주기도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졸피뎀을 끊지 못하는 거군요. 그럼 이제 논란이 되고 있는 졸피뎀의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 해볼게요. 구체적으로 어떤 부작용들이 나타날 수 있는 건가요?

장윤형 기자▶ 일단 장기간 복용 시 환각 증세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항정신성의약품. 즉 마약류로 분류돼 있고요. 앞서 이야기한대로 의사의 처방 없이는 복용할 수 없습니다. 또 두통과 구역질, 구토, 현기증은 물론, 기억 상실, 환각, 몽유병 증상 등을 일으킬 수 있고요. 약을 끊으면 불면증과 중추 신경계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의약품 라벨을 보시면 구체적인 부작용들이 확인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하지만 어느 약이든 일정 부작용은 다 가지고 있잖아요. 그런데 졸피뎀의 경우 그렇게 무서운 부작용들을 직접 겪는 경우가 있나요?

장윤형 기자▶ 많습니다. 실제로 가스 불을 켜놓고 자기도 하고요. 또 새벽 시간에 기억은 없지만 떨어져 있는 가족이나 지인에게 연락을 하기도 하는데요. 모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벌어진 일이고 또 기억을 하지 못한다는 게 문제죠.

김민희 아나운서 > 그래서인지 이 졸피뎀이라는 수면제는 범죄에 악용되는 일이 잦다고 하던데. 어떤 경우가 있었나요?

장윤형 기자▶ 누군가가 건넨 음료수를 마셨을 뿐인데, 또 과자를 먹었을 뿐인데 정신을 잃고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건. 들어보신 적 있으시죠? 그건 모두 가해자가 건넨 음식 안에 졸피뎀이 들어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약물을 이용한 성범죄 5건 중 1건이 졸피뎀을 이용한 성범죄로, 그렇게 악용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치료 목적으로 개발된 약물을 그렇게 범죄의 도구로 악용하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그렇게 마약류의 약을 쉽게 구할 수 있는 현실도 문제인 것 같아요. 장윤형 기자, 어떤가요?

장윤형 기자▶ 그렇습니다. 분명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구할 수 있는 약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상에서 아주 간단하게 졸피뎀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일부 중독 환자나 약품을 범죄에 악용하기 위한 이들이 처방전 없이 구하기 위해 인터넷이나 SNS 등을 통해 1알 당 적게는 8000원에서 많게는 2만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얼마 전 서울의 한 간호사가 자신이 근무하던 병원에서 입원 환자가 처방받은 졸피뎀 40정을 의약품 보관함에서 몰래 훔쳐 현금 30만원을 받고 판매하려다 적발돼 구속되기도 했었죠. 

김민희 아나운서 > 약가도 저렴한데 왜 처방을 받지 않고. 그렇게 사는 건가요?

장윤형 기자▶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범죄에 사용되는 경우도 있고요. 또 병원에서 처방받을 경우 정신과 진료기록이 남아 취업이나 보험금 청구 시 불이익을 받을 것 같아 인터넷을 통해 구매하기도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주사제의 경우 병원 내에서 관리되고 통제되지만, 이런 경구용 약은 처방전을 통해 환자가 약국에서 약을 받기 때문에 더 문제가 되는 것 같은데요. 정부에서도 관련된 대책을 내놓고 있나요?

장윤형 기자▶ 네. 졸피뎀의 처방 남용을 막을 법률안이 올 연말부터 시행됩니다. 통과된 약사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약사는 의약품을 조제하는 경우 환자에게 처방 또는 투여되고 있는 의약품과 동일한 성분의 의약품인지 여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병용 금기, 특정 연령 대 금기 또는 임부 금기 등으로 고시한 성분이 포함되는지 여부 등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약사가 이런 것들을 확인하고 의약품을 조제하거나 처방하는지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이 어렵고요. 또 그런 조항을 위반했을 시 처벌 조항이 없어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죠.

김민희 아나운서 > 졸피뎀과 같은 향정신성의약품의 경우 처방 시 본인의 신분확인에 더욱 엄격해야 할 텐데요. 

장윤형 기자▶ 미국과 호주에서는 향정신성 약물은 의사가 환자의 이전 복용 이력까지 볼 수 있게 하고요.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은 처방 때 본인 확인을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 등을 제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나라도 항정신성의약품 남용을 막기 위해 좀 더 강력한 방안을 내어놓아야 하겠죠.

김민희 아나운서 > 그 외에도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죠?

장윤형 기자▶ 네. 항정신성의약품은 환각, 각성 및 습관성, 중독성이 있는 의약품을 말하는데요. 한 요양병원 병실에서 병원 측이 향정신성 의약품 신경안정제를 처방해주지 않는 것에 불만을 품고 흉기로 다른 환자를 위협한 40대 남성이 기소되기도 했고요. 병원에 보관중인 프로포폴, 일명 우유주사 25병과 일회용 주사기 3개를 훔친 30대 남성도 있었습니다. 모두 향정신성의약품을 노린 범행이었죠.

김민희 아나운서 > 환각 성분이 있고 중독성도 있기 때문에. 더욱 엄격하게 관리를 해야 하지 않나요?

장윤형 기자▶ 네. 프로포폴과 졸피뎀 등 향정신성의약품도 당국의 관리, 감독 대상입니다. 특히 향정신성의약품 과다투약으로 인한 사고는 의료인과 일반인을 가리지 않고 속출하고 있는데요. 현재 정부가 내놓은 모니터링 체계는. 생산이나 수입 단계에서 의료용 마약류에 바코드를 부착해 일련번호를 메기고요. 또 마약류가 병원에서 투약되거나 약국에서 판매될 때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자동보고 되도록 한다는 것이 다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지난해 유명 연예인들의 프로포폴 투약 사건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프로포폴은 어떤 약물인가요?

장윤형 기자▶ 이른바 우유 주사라고 불리는 프로포폴은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주로 수면 내시경이나 쌍꺼풀 수술, 코 성형과 같이 간단한 성형 수술에 마취제로 쓰이는 전문 의약품입니다. 국내에서는 세계 최초로 향정신성 물질로 지정돼 마약류로 관리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병원에서 수면 유도제 또는 수면 마취제 용도로 사용되고 있죠.

김민희 아나운서 > 많이 쓰이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마약류로 지정된 게 아닐까 싶은데요. 어떤 부작용을 가지고 있나요?

장윤형 기자▶ 단기간에 지속적으로 과량 투여 시 의존성이 강해져 중독 수준에 이르거나, 우울증에 빠져 자살 충동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함부로 다뤄서는 안 됩니다. 프로포폴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무호흡, 혈압 저하, 두통, 구토, 흥분 등이 있고요. 특히 오, 남용 할 경우 수면 도중 무호흡 상태에 빠지기 쉬운데요. 경우에 따라 세 차례까지는 수면 마취를 시도할 수 있지만 연속으로 30분 이상 지속시키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잘 알려진 대로 마이클 잭슨 역시 급성 프로포폴 중독으로 사망했거든요.

김민희 아나운서 > 오, 남용을 했을 때는 문제가 되지만, 프로포폴을 투여했다고 해서 무조건 다 중독되거나, 환각 증상이 나타나는 건 아니죠?

장윤형 기자▶ 그럼요. 투여한 약물은 전부 소변으로 배출되고요. 적정량만 사용한다면 건강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용법과 용량을 정확하게 지켜야 하고, 한 번 개봉한 약물은 6시간 이내에 모두 사용해야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오늘 내용 정리해 볼게요. 

장윤형 기자▶ 졸피뎀은 성인의 경우 1일 1회 1정. 10mg이 권장량입니다. 매일 복용하는 것이 아니고, 필요한 경우에만 한 알씩 복용해야 하고요. 의사 처방에 따라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오남용 할 경우, 중독성과 의존성, 습관성을 불러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킵니다. 환각, 섬망, 자살충동 등이 생길 수 있는 것이죠. 그 부분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특히 논란이 되는 것 중 하나가 졸피뎀 등의 일부 약물의 여러 부작용 중에는 자살 충동이 유발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서 졸피뎀 등의 약물이 남용되지 않도록 하는 대책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입니다. 

장윤형 기자 newsroo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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