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간편식 시장에 불이 붙었다. 전통의 강자 오뚜기를 비롯해 CJ제일제당, 대상의 3파전에 이마트가 자체브랜드 피코크로 추격을 시작했다. 후발주자인 SPC그룹과 동원도 생산공장을 설립하며 시장에 가세했다. 업계에서는 올 해 시장규모를 지난 해 두 배인 3조원까지 팽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즉석섭취와 즉석조리식품 생산액은 1조7460억원에 이른다. 처음 즉석섭취식품에 대한 분류를 시작한 2008년 9274억원에서 88.2%나 상승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1인가구의 증가와 소비형태의 변화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주요 소비층인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시장규모도 커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중은 지난 2014년 전체 가구의 27.1%로 지난 2000년 15.5%에서 12%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1~2인가구는 전체의 절반에 달한다.
특히 1~2인 가구의 즉석조리식품의 구입경험은 74.6%로 2013년 대비 12.7%P 증가했다. 제품을 선택함에 있어서도 구매자의 43.3%가 시간절약과 간편성보다도 맛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밥이나 반찬 정도에 국한됐던 간편식 메뉴가 찌개, 삼계탕 등 다양화되고 확장되기 시작했다”면서 “집밥과 간편식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질 것으로 예상 한다”고 말했다.
‘3분 요리’로 2세대 가정간편식 시장을 평정한 오뚜기는 2014년 렌틸콩카레와 올해 초 태국카레소스 그린 등 건강에 초점을 맞춘 간편식을 연이어 출시했다. 단순히 한 끼 때우는 것이 아닌 맛과 건강을 염두에 두는 소비자들의 추세를 반영하기 위함이다.
CJ제일제당도 자사 즉석밥 제품인 햇반을 활용한 햇반 컵반 등 국과 찌개 등을 활용한 복합밥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해 4월 출시된 햇반 컵반은 출시 10개월만에 누적판매 1000만개를 넘어섰다. 최근 상승세를 탄 비비고 역시 단일 브랜드로 매출 100억원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대상 청정원은 ‘휘슬링 쿡’으로 간편함과 안전함을 더했다. 전자렌지 등을 사용한 일률적인 조리시간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CV(Cooking Valve) 시스템을 통해 보안했다. 제품 용기 덮개에 밸브를 부착해 제품 조리가 완료되면 휘슬 소리가 나도록 제작됐다.
신세계는 지난해 하반기 충북 음성에 가정간편식 공장을 완공한 이후 자체브랜드 ‘피코크’로 가정간편식에 주력하고 있다. 2013년 300억원이었던 피코크 매출은 지난해 1000억원대로 성장했다. 신세계는 오는 9월 식품제조브랜드도 출시할 예정이다.
후발주자들도 가정간편식 시장에 가세했다. 동원그룹은 지난 6월 가정간편식 전문업체 ‘더 반찬’을 300억원에 인수했다. 신 공장 설비와 온라인쇼핑몰 등에도 200억원을 추가 투자한다. 현재 400억원 규모인 가정간편식 생산량을 내년 1500억원 규모까지 늘린다.
SPC그룹 삼립식품도 350억원을 투자해 충북 청주에 1만6000㎡(약 4800평) 규모의 종합 식재료 가공 센터 설립에 들어갔다. 주력인 제빵사업을 비롯해 샐러드 제조, 가정간편식 생산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업계관계자는 “연 초만 하더라도 올해 간편식 시장은 2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금은 3조원대까지 바라보고 있다”면서 “소비와 주거형태의 변화로 가정간편식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