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곤 의원 "정부, 관피아 척결? 말뿐인 구호에 그쳐"

위성곤 의원 "정부, 관피아 척결? 말뿐인 구호에 그쳐"

기사승인 2016-08-11 15:31:34


세월호 참사 이후 이른바 ‘관피아’ 척결에 대한 국민적 목소리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양수산부 산하기관 등에 다수의 퇴직 고위공직자가 재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된다.  

이들 중에는 정식적인 후보자 공모 절차를 밟지 않고 추천으로 임명되거나, 최대 2억여원에 이르는 막대한 연봉 등 ‘특혜’에 가까운 대우를 누리는 경우도 있었다.   

1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4급이상 퇴직공직자 재취업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13년 3월 해양수산부 출범 이후 4급 이상으로 퇴직한 고위공직자 출신 재취업자는 57명인데, 이 중 13명을 제외한 44명이 해양수산부 산하기관에 고위직으로 임명됐다. 또한 해양수산부 업무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 민간업체 취업 인원도 9명이나 됐다. 

산하기관과 관련 민간업체에 재취업한 퇴직 고위공직자수를 비율로 환산하면 무려 93%에 달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관피아' 현상이 세월호 참사 이후에 더욱 악화됐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이전 재취업 고위공직자는 19명에 불과했지만, 이후에는 34명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 당시 주요 책임자급이었던 고위 공직자들이 줄줄이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장으로 재취업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설립된 국립해양박물관 관장에는 세월호 참사 당시 최고위직이었던 손재학 전 차관이 임명됐다. 또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옷을 벗은 우예종 전 기획조정실장은 부산항만공사 사장으로 새 옷을 갈아입었다.  

우 실장과 함께 퇴직한 강준석 전 수산정책실장은 국립수산과학원장에, 서병규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은 한국해양수산연수원장에 각각 임명됐다. 

특히 손 전 차관은 정식적인 관장 후보자 공모 없이 국립해양박물관 설립위원회 추천으로 관장에 임명돼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이들 기관장들이 받는 연봉은 1억원이 넘는 경우가 다반사다. 성과에 따라 국립해양박물관 기관장은 최대 1억 8천여만원, 부산항만공사 기관장은 최대 2억 8천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위성곤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의 핵심 원인을 ‘관피아 문제’로 지적하고 척결의지를 불태웠지만, 국민을 현혹시키기 위한 ‘말뿐인 구호’에 불과하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나아가 위 의원은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막기 위해 정부 차원의 ‘관피아’ 실태조사를 벌이고 보다 강화된 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경표 기자 scoop@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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