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황국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부의장

[인터뷰] 김황국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부의장

기사승인 2016-08-26 17:20:55

 
비 오는 날도, 타들어갈 듯이 햇볕이 내리쬐는 날도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침마다 초등학교 앞에서 교통안내를 하는 이가 있다.

인상 좋은 얼굴로 아이들에게 ‘김황국 아저씨’로 통하는 사람. 바로 김황국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부의장(새누리당, 용담 1·2동)의 이야기다.

한참 수다를 떨면서 오던 아이들이 그의 얼굴을 보고 인사를 건네는 것은 이미 일상이 됐다. 수줍음이 많은 한 아이는 그의 주머니 속에 몰래 음료수를 찔러 넣고는 ‘고맙다’는 말을 들을 새도 없이 냅다 앞만 보고 뛰어가기도 한다.

그는 지난 2009년부터 7년 간 제주서초등학교 앞에서 아침 7시 반부터 8시 반까지 한 시간씩 교통봉사를 해오고 있다.

처음 봉사에 나선 날 지역 주민들은 그를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봤다. 하지만 의심은 결국 '진정성' 앞에 눈 녹듯 사라지는 법이라고 했던가.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도의원으로 당선된 후에도 교통봉사를 그치지 않는 김 부의장에게 주민들은 점차 마음을 열었다.

“무사 여기 나왕 고생햄수과?(왜 여기에서 고생하시냐)” 지역주민의 물음에 김 부의장이 “아들과의 약속”이라고 답하면 모두들 고개를 끄덕일 뿐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한다.

사실 김 부의장에게는 아픈 과거가 있다. 지난 2002년, 어지럽게 주차된 차량 사이로 길을 건너던 그의 7살배기 아들은 불시에 달려 나온 과속 차량에 의해 채 피지도 못한 목숨을 잃었다. 생떼 같던 자식을 잃은 아버지는 눈 앞이 깜깜해지고 억장이 무너져 내렸다. 하루하루가 한숨과 눈물로 밤을 지새우며 가슴만 치는 나날이었다.

그렇게 아들을 보내고 1년이 지나던 어느 날, 김 부의장의 머릿속에는 번뜩 생각 하나가 스쳤다. “내가 어떤 일을 하던지 간에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겠다” 그러한 결심으로 당장 시작한 일이 초등학교 교통봉사였다.


◆ “용담동 공항소음피해 주민들이 납득할 만한 지원책 마련해야”

그래서일까. 도의회 교육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황국 부의장은 지난 25일 쿠키뉴스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안에 대해 ‘안전’을 첫번째로 꼽았다.

“제주 교육환경에서 제일 우선시할 것은 ‘안전’입니다. 안전한 통학로를 조성하고 학생들이 안심하고 걸어갈 수 있는 ‘마을 안전 통학지도’를 만들고자 합니다.”

이와 더불어 김 부의장이 가장 관심을 갖고 추진하고 있는 사안은 ▲용담동 공항소음 피해에 대한 실질적 보상 대책 ▲주민 복지 ▲지속성장 가능한 마을상권 조성 등이다.

용담에서 태어나고 자란 김 부의장은 지역에서 청년회 활동과 주민자치위원, 서초등학교 학부모회장 등을 지내며 지역 현안 해결을 그 누구보다도 갈망해왔다.

특히 공항소음 문제는 지역민들의 오랜 골칫거리 중 하나였다. 공항 인근에 위치한 용담동을 ‘제주의 관문’이라고 표현한 김 부의장은 “관광객이 많이 오고는 있지만 낙후된 도로와 건물 등 기반이 안 좋은데다, 지역주민들은 공항소음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 부의장은 공항소음으로 인한 주민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고 있다. 지난달 20일 도의회는 임시회 12차 본회의를 통해 김황국 의원 등이 공동발의한 ‘공항소음대책지역 등의 주민에 대한 지원조례’ 일부 개정안을 최종 통과시켰다.

개정된 조례에는 소음으로 시달리는 주민들에 대해 5년마다 난청조사를 실시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난청대상자에 대한 보청기 지원까지 가능하도록 명시돼있다.

김 부의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당선 직후인 2년전부터 국토교통부를 수시로 방문하면서 용담 주민들에 대한 공항이용료·주차장 사용료 감면 위해 힘쓰고 있다.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실현해 최종적으로는 항공요금 50% 감면까지 이끌어내는 것이 그의 목표다.

“수십 년 간 용담 주민 1만 4000여명이 겪고 있는 피해에 비해 항공사들의 지원은 턱없이 적습니다. 그야말로 ‘새발의 피’입니다. 주민들의 피부로 와 닿을 수 있는 지원 대책은 바로 항공료 감면입니다.”

김 부의장은 제2공항의 성공 여부가 곧 현재 용담 주민들의 소음피해 지원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견해를 폈다. 제2공항 건설예정지 주민들이 공항소음에 대한 피해가 미약한 용담의 사례를 보면, 반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부의장 자리에서 대·내외 아우르는 ‘소통창구’ 역할 할 것”

제주에서 가장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 부의장은 고속성장에 따른 부작용을 꼽았다. 타 지역에 비해 호황을 누리는 것처럼 보이는 제주의 이면을 잘 살펴보면 ‘부동산 폭등’과 ‘불안정한 고용’으로 실상 그 속은 곪아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부동산 폭등으로 인해 도민들의 상대적 박탈감만 커지고 있고, 제주로 오고 싶어 하는 이주민과 이주기업 유치에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부모의 도움 없이는 결혼해서 집 장만조차 불가능한 부동산과 임금구조로 인해 자칫 우리 후손들이 제주에서 쫒겨날 수도 있는 재앙 수준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김 부의장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제주의 ‘기초체력’을 길러야 한다고 귀띔했다. 실질적인 제주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선 안정적인 부동산과 고용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선결조건이라는 의미다.

 

이주민 증가 현상에 대해서도 ‘기대 반’, ‘우려 반’의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5년 사이 제주 순유입인구는 35배나 급증해 지난해에만 1만 4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 같은 인구 성장세는 제주 지역경제에 분명한 플러스 요소지만, 그에 따르는 선·이주민 간의 갈등양상도 간과해선 안 된다는 것이 김 부의장의 생각이다.

김 부의장은 “이주민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안정적인 구직체계를 갖추고, 제주사회의 고유한 문화와 잘 화합할 수 있도록 ‘소통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러한 노력이 청정 환경과 고유의 문화라는 제주의 참가치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원희룡 도지사가 공들이고 있는 ‘원도심 재생사업에 대해선, 고층 아파드 건설이나 대규모 쇼핑타운 개발이 아닌 문화적 요소를 살려내는 방향으로 접근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김 부의장은 “무엇보다 원도심이 삶의 터전으로,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이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로 주민들의 공감을 얻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도의회가 도정과 소통, 협력하는 과정에서 ‘부의장’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낸 김 부의장은 “의회 내부에서 각 당의 소통, 대외적으론 도청·교육청 등과의 소통을 통해 ‘기관’대 ‘기관’으로 최일선에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민을 향한 메시지로 김 부의장은 “도의회가 도민들에게 다가설 때 도민들께서 많은 채찍과 격려, 성원을 해 주시면 보다 발전된 제주를 향한 동반자의 모습이 될 것”이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김황국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새누리당 의원(용담1·2동)>

-경남대학교 기계공학과 졸업

-前 새누리당 제주도당 청년위원장

-용담2동 항공소음대책위원회

-제주 서초등학교 총동창회 부회장

-오현고등학교 총동창회 이사

-제10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부의장, 교육위원

 

scoop@kukinews.com

유경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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