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김래원이 말하는 드라마 '닥터스'와 홍지홍

[쿠키인터뷰] 김래원이 말하는 드라마 '닥터스'와 홍지홍

기사승인 2016-08-30 09:59:37

[쿠키뉴스=인세현 기자] 지난 23일 SBS 월화극 ‘닥터스’가 종영했다. 드라마 속 근사한 남자 주인공 홍지홍이 시청자 곁을 떠난 것이다. 캐릭터는 떠났지만, 홍지홍을 연기했던 김래원은 남았다. 배우 김래원을 만나, 김래원이 생각하는 홍지홍과 드라마 ‘닥터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김래원은 질문마다 잠시 숙고하는 시간을 거쳐 솔직하고 담백한 답변을 내놓았다.

지난 26일 오후 5시 서울 목동서로 SBS 사옥에서 배우 김래원이 ‘닥터스’ 종방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닥터스’는 마지막 회 시청률 20.3%(전국,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극 중 홍지홍 역할을 맡은 김래원은 안정적이고 섬세한 연기로 캐릭터를 표현해 역할의 무게감을 살리고 극에 따뜻한 힘을 불어넣었다는 평을 받는다.

김래원은 “로맨틱한 장르를 원래 좋아하고 알려지게 된 계기도 로맨틱 코미디다”라며 “어쩌면 가장 자신 있는 장르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로맨틱한 멜로 연기만큼은 “나만의 것이 있다”고 믿는다는 것. 김래원은 “예전 같으면 이런 말을 하지 않을 텐데 이제는 욕심이 생겼다”며 “‘닥터스’와 홍지홍이란 인물을 많이 사랑해주셔서 기쁘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김래원은 ‘닥터스’ 촬영 기간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표현했다.

‘닥터스’는 분명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전개 속도나 대사 등에서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김래원도 홍지홍을 연기하면서 어려운 것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래원은 “대사 중 소위 말하는 오글거리는 것이 많았다”며 “‘어떻게 하면 그런 대사를 부드럽고 담백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몇 번 자신만의 방법으로 대사를 소화하자 나중에는 감독이 먼저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요구대로 연기하지는 않았다는 소신을 덧붙이기도 했다.

김래원은 대본을 많이 본다. 연기하는 본인의 관점에서 한 번 보고, 연출하는 감독의 시선에서 한 번 살펴본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그 회에서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간다. 김래원은 “‘닥터스’가 무겁고 어려운 장르의 드라마는 아니지만 그래도 회마다 의미를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의 각 회에 의미를 부여하다 보니, 장면이 담은 의미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을 때 그것이 눈에 보이기도 했다. 김래원은 “드라마의 뒷부분을 모르고 하다 보니, 나중에 TV로 내 연기를 봤을 때 ‘연기를 잘못했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몇 장면 있었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김래원의 고민이 묻어나 성공적이었던 장면도 있다. ‘닥터스’의 인상적인 대사로 꼽히는 “결혼했니. 애인 있어. 됐다, 그럼.” 이 대사는 김래원이 고민 끝에 대사의 순서를 바꿔 조금 과하게 표현해 성공적이었던 경우다. 김래원은 “제가 바꿔서 잘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김래원은 “배우를 오래 했다”며 운을 뗀 뒤 “작품을 하면서 역할의 장점만 가지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연기하면서 힘든 것이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과정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것. 김래원은 연기 선배들이 인터뷰 할 때 ‘좋은 영향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하던 것이 무엇인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닥터스’에서 김래원이 가장 잘하고 싶었던 장면 중 하나는 드라마 말미의 인과응보에 대한 내레이션이었다. 감독에게 직접 “이것은 시청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메시지 같다”고 말한 후 연기했다.

김래원은 “연기가 점점 재미있다”고 말했다. 간단한 말이지만, 이만큼 지금의 배우 김래원을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찾기 힘들다. 그는 연기가 재미있는 만큼 하고 싶은 것도 많아진다고 덧붙였다. 연기와 앞으로의 행보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하던 그는 결국 “잘했으면 좋겠다”는 한 마디의 말로 앞의 말들을 정리하며 웃었다.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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