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위스키 시장 '위기에서 성공'… 이미지 개선· 대중화 효과

日 위스키 시장 '위기에서 성공'… 이미지 개선· 대중화 효과

기사승인 2016-09-04 09:01:06

[쿠키뉴스=이훈 기자] 1988년 가장 최고조를 기록한 이후 장기 하락세를 기록했던 일본 위스키 시장이 2009년 이래 8년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위스키 업체들의 이미지 개선 노력을 통한 대중화를 이끈 결과이다.

4일 디아지오 코리아에 따르면 일본 위스키 시장은 1988년 가장 최고조를 기록한 이후 장기 하락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경제 위기가 닥쳤던 2008년에는 경기불황과 더불어 소비자의 건강 지향 트렌드와 독주 기피 현상 등으로 위스키 시장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실제 일본 위스키 시장은 1988년에 2935만4000상자로 최고 전성기를 누리다가 20년이 되는 2008년 834만5000상자로 시장이 약 72% 급감하는 등 장기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2008년 시작된 산토리 위스키의 하이볼 프로모션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 이후 20년이 넘는 침체기를 뒤로 하고 위스키의 성장기가 시작됐다.

2015년에는 1463만4000 자로 가장 하락세였던 2008년 대비 75% 급증하며 2011년부터 평균 8.1%의 꾸준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디아지오에서 한국 시장과 일본 시장을 책임지고 조길수 대표는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위스키 문화가 발달한 대표적인 나라”라면서 “위스키의 가치와 정통성을 바탕으로 위스키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소비자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대중적이고 친숙한 위스키 문화, 그리고 깊이 있는 지식까지 한국 위스키 시장 보다 크게 앞서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성장세의 바탕은 바로 이미지 개선이었다.

2000년대 일본 위스키 업계에서 실시한 고객조사에 따르면 위스키를 따라다니는 이미지는 ‘나이 든 어른들이 마시는 술, ‘독한 술’ ‘젊은이들이 가는 술집에는 없는 술’ 등의 이미지였다.

이런 이미지를 바꾸고 위스키가 가진 잠재력을 대중에게 어필하고자 일본 시장에서 위스키 기업들이 했던 노력은 바로 새로운 음용 방법을 알리는 것이었다. 여기에 이에 일본 20~30대를 겨냥한 인기 여배우 기용 TV 광고로 젊은 층의 수요를 발굴 시도, 소비자의 음용 패턴이나 문화와 가깝게 다가가면서 위스키 수요를 새롭게 창출하는 데 성공했다.

음용법 외에도 위스키를 마시는 장소에도 변화를 꾀했다. 2009년부터 일본 위스키 업체들은 술집뿐 아니라 식당에서도 위스키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예를들면 산토리 사는 ‘가쿠 하이볼 나이트’ 캠페인을 통해 각 지역의 술집이나 유통관계자를 호텔로 초청해 하이볼과 식사를 제공하며 식사와도 잘 어울리는 하이볼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어필했다. 하이볼을 간단하게 제조할 수 있는 전용장치인 ‘가쿠 하이볼 타워’를 설치하고 식당에서도 손쉽게 하이볼을 판매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했다.

이와 함께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총 150부작으로 방영된 NHK 의 드라마 ‘맛상’을 통해 일본 위스키 회사 닛카의 위스키 창업주 타케츠루 마사타카의 실제 이야기가 대중에게 소개됐다. 아침 시간대에 편성된 일일 드라마였음에도 불구하고 21.1%의 평균 시청률을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끌었다. 위스키 업체들의 노력에 더해 대중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었던 계기로 지금까지도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가 소비자들 사이에 전해질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에서도 식당을 찾은 사람이 따뜻한 한끼 식사와 함께 ‘하이볼’을 곁들이며 치진 하루의 일과를 달래는 장면이 담기기도 했다.

조 대표는 “일본 위스키 업체들의 노력으로 시장 확대에 성공한 위스키가 매체를 통해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며 분명한 하나의 문화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전세계 최대 규모의 바텐더 대회인 ‘월드 클래스’에서도 총 7번의 대회 중 2명의 우승자를 배출할 만큼 세계적인 수준에 오른 일본 바(Bar) 문화는 일본 고급 위스키 문화를 키워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과 에세이를 비롯해 다양한 위스키 관련 서적과 컨텐츠가 대중에게 크게 어필하면서 위스키에 대한 인식과 전반적인 지식이 높아졌다. 현재 한국 최대 서점 교보문고에 위스키 관련 서적은 60여 권인데 비해 일본 최대 서점인 츠타야에서는 약 500 개가 넘는다. 

조 대표는 “오랜 침체를 딛고 소비자의 사랑을 받으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 시장의 사례와 같이 스카치 위스키의 핵심 가치와 정통성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제품을 소개한다”며 “국내 시장에서도 스카치 위스키가 대중화가 될 수 있다”고 가능성을 피력했다.

hoon@kukinews.com

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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