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매일유업은 403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7.4% 늘어난 수치로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82.7% 증가한 149억원이다. 올 상반기 역시 상승세를 이어 8003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른 흰 우유 적자에 시름하는 유업계에서 눈에 띄는 실적이다. 설립 이후 79년 동안 유업계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았던 서울우유를 밀어내고 자리를 차지한 것도 올 상반기다. 서울우유는 올 상반기 매출 7938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상반기 매출액인 8338억원보다 4.3%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흰 우유 소비 감소 등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 가공유와 발효유의 신장과 순항하고 있는 사업다각화에 따른 호실적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1인당 우유 소비량은 1997년 31.5㎏으로 고점을 찍은 뒤 계속해서 하락세였다. 지난해에는 26.6㎏에 그쳤다. 반대로 커피소비시장의 규모는 지난 2011년 약 3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5조700억원으로 35% 이상 증가했다. 1인당 커피 소비량도 1990년대 1.2㎏에서 2014년 3.84㎏로 세 배 가까이 신장했다.
매일유업이 바리스타 폴 바셋과 협업을 통해 개장한 커피전문점 폴 바셋은 2013년 23개 매장에서 70개까지 세를 늘렸다. 매일유업은 폴 바셋 메뉴에 사용되는 우유를 공급하며 원유 재고량 감소와 폴 바셋 매출 상승 등을 견인했다.
또 바리스타 캡슐의 출시를 통해 ‘홈 커피’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번 캡슐 출시를 위해 바리스타 폴 바셋이 캡슐에 들어가는 생두의 선정부터 로스팅, 패킹 등 전 과정에 참여했다. ‘범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체 시장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가정용 네스프레소머신과 호환할 수 있도록 캡슐을 고안했다.
커피 시장 진출 외에도 중국 업체와 특수분유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등 분유 수출에도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중국이 자국 시장 내 분유 브랜드 숫자를 제한하고 올해 사드 배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등 겹치는 악재에도 올해 5월 작년 동기 대비 27% 매출을 끌어올렸다.
업계관계자는 “전반적인 유업계 침체에도 눈에 띌만한 실적을 보이는 것은 다양하고 적극적인 활로 모색이 맞아들었기 때문”이라면서 “단순히 유제품에 묶여있기보다 제품연구개발 등을 통해 시장 전체가 활성화를 위해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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