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대구=김덕용 기자]국내 유명 대학교 석박사 출신들이 올해 대구보건대학교 물리치료과에 대거 재입학해 관심을 받고 있다.
대구스포츠과학센터 연구원으로 일하는 박민혁(29) 씨는 고려대 스포츠의학 석사 출신이다.
현재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이 올해 전문대 신입생으로 유턴한 이유는 필요한 전문지식을 쌓기 위해서다.
'명문대' 출신인 박 씨는 올해 물리치료과에 입학했다. 그러자 대학원 출신자가 전문대에 재입학한 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한다.
박 씨는 "학문에는 높고 낮음이 없고 내 인생은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다. 운동선수들을 돕는 업무를 하는 만큼 좀 더 전문지식을 쌓아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건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경배(48) 씨는 북경중의학대 출신 중의사이자 한의학 박사다.
캐나다에서 중의원을 개업했지만 가업을 이으라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귀국했고 지방의 한 대학에서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경력 면에서 남부럽지 않은 이 씨지만 추나요법과 카이로 프락틱을 접목한 물리치료사가 되고 싶어 이 대학 물리치료과 문을 두드렸다.
서정득(36) 씨는 대학 졸업 후 병원 재활센터, 배구 국가대표팀, 프로 스포츠구단 등에서 9년 동안 트레이너로 활동 중인 운동처방 전문가다. 고교 때 부상으로 태권도 국가대표의 꿈을 접은 아픈 기억 때문에 부상선수를 위한 전문 재활센터를 건립하는 것이 꿈이다.
그런 꿈을 위해 그는 올해 과감히 물리치료과 신입생으로 거듭났다. 서 씨는 "처방과 치료는 다르므로 물리치료사 라이선스가 필요했다"며 "매일 2시간 이상 통학하는 것이 힘들지만 후배 꿈나무들을 돕겠다고 생각하면 힘이 절로 난다"고 했다.
영남대 스포츠과학 석사 출신인 배주영(35) 씨도 운동처방사로 일하면서 야간에는 물리치료과에 다닌다. 트레이닝과 재활운동 분야 실력은 인정받았지만 환자를 직접 케어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서다.
배 씨는 "운동과 치료를 접목시켜 재활분야 1인자가 되고 싶다”며 “어디를 다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얼마나 필요한 것을 꼼꼼히 배우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재홍(47) 대구보건대 물리치료과 학과장은 "우리 학교의 전문 교육이 입소문이 나면서 고학력자들이 진학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며 “이들로 인해 수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