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유업계 1위 서울우유협동조합이 납품가를 인하하면서 값비싸게 여겨졌던 우윳값이 떨어질 전망이다. 다만 매년 우유소비량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유업계의 적자폭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업계에서는 가격인하보다 품질 향상이 소비촉진효과가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서울우유는 다음달 1일부터 ‘나100%우유’ 5개 대표 품목의 납품가를 인하한다고 22일 밝혔다. 납품가 인하에 해당하는 제품은 나100%우유와 나100% 저지방우유 등 서울우유협동조합의 대표제품 5가지로, 대형마트 기준 권장소비자가격이 최대 100원까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우유는 이번 납품가 인하와 관련해 원유가격 인하 효과를 고객이 실질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원유 품질 향상, 포장재ㆍ원자재ㆍ공공요금 등 제조비용 인상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납품가 인하를 단행했고 설명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의 가격 인하는 지난 2013년 연유가격연동제 시행 이후 처음이다.
♢ 가격 내린다고 소비 늘까?
업계에서는 가격할인보다 제품의 질 향상 등이 소비수요 증가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 등 일부 편의점에서 흰 우유 가격을 7%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지만 판매량은 불과 5% 증가하는데 그쳤다.
오히려 2012년 이후 해마다 감소세를 보이던 서울우유 흰 우유 판매량은 올해 3월 나100%우유 제품이 출시된 뒤 반등했다. 나100%우유 기준을 적용한 제품이 13개로 늘어난 6월 기준 서울우유의 총 흰 우유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4.4% 급등했다.
나100%우유 가격은 기존 우유와 동일한 수준이다.
저지방우유 역시 10% 가격이 높지만 지속적으로 매출이 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흰 우유 판매액은 5월 기준 2014년 1조384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1조3135억원으로 5% 줄어들었다. 반면 저지방우유 매출은 같은 기간 2014년 2622억원에서 올해 2822억원으로 증가했다. 판매비중도 2014년 이후 매년 1%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적자폭을 늘리는 ‘가격 인하’보다 ‘품질 향상’이 판매량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보는 이유다.
매일유업은 이달 초 저지방우유 소비확대를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저지방우유 제품의 가격을 일반우유와 동일한 수준으로 인하한 바 있다. 이와 별개로 흰 우유의 가격인하도 검토 중이다.
남양유업도 유제품 상시 할인을 진행 중이지만 가격인하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이미 1+1과 끼워팔기 등 행사를 통해 소비자 체감 가격을 많이 내린 상태”라면서 “단순히 원유가격인하만으로 쉽게 가격인하를 말하기에는 유업계 상황이 좋은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