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늑장공시 논란, 소액 투자자들 뿔났다

한미약품 늑장공시 논란, 소액 투자자들 뿔났다

기사승인 2016-10-17 21:38:48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한미약품이 기술수출 계약 해지 정보의 내부 정보 유출이나 공시 지연이 없었다는 해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투자자들의 의혹을 덜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한미약품은 17일 기술수출 계약 해지 정보의 사전 유출 혐의를 받고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지만 회사 차원의 의도적인 내부 정보 유출이나 공시 지연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9일, 30일 호재와 악재를 번갈아 전한데 이어, 늑장공시로 인해 주식시장을 혼란케 한 혐의를 받은 한미약품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17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오전 9시30분부터 한미약품 서울 송파구 방이동 본사에 수사관 50여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한미약품과 베링거인겔하임의 8500억원 규모 기술수출이 해지됐다는 공시를 하기 전 이 정보가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출됐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기술 계약 공시 관련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하고 정보가 유출됐는지 여부에 대해 분석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검찰 압수수색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던 한미약품은 해명자료를 내놓았다. 한미약품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회사 차원의 의도적인 내부 정보 유출이나 공시 지연은 없었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한미약품 측은 “일부 오해가 있는 부분은 수사 과정에서 명확히 해명할 것이다. 그러나 내부 정보가 유출된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도 한미약품 주식으로 피해를 본 주주들은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5일에는 한미약품 본사 앞에서 70대 남성이 분신하겠다고 소동을 부려 경찰이 진압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약품 본사 앞에서 김모(70)씨가 휘발유가 담긴 맥주 페트병을 든 채 분신 소동을 벌인 바 있다. 김씨는 1조원대 기술수출 계약 공시를 보고 한미약품 주식을 사들였다가 1000만 원대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였다. 김씨는 늑장 공시한 한미약품 측에 투자 손실을 보상하라고 요구했다. 

한미약품 소액주주모임인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주식 투자로 피해를 입은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미약품 소액주주 모임을 결성중인 한 주주는 "우리나라에서 개인투자자들을 울리는 공매도가 판을 치고 있다"며 "국내에서 코스닥, 코스피 상장 기업 중 양심을 갖고 청렴하게 기업을 하는 상장사가 얼마나 있겠냐"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그는 "불성실공시와 허위공시 대주주의 양심불량 행동 등으로 개인투주자는 절대로 당하고만 있어서는 안된다"며 "한미약품 사태와 관련해 소액주주연대를 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약품 관련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한 주주는 "한미약품의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소송을 준비 중에 있다"며 "적어도 30일 개장 전 악재성 뉴스를 공시했어야 하는데 안했다. 한미약품의 불법성이 명확하게 드러난다는 점에서 30일에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 분만이 소송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종적으로는 29일에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도 한미약품의 기만성 호재성 뉴스 공시에 속아 매수한점, 베링거인겔하임이 임상시험 진행을 중단키로 했다면 그것도 공시했어야 했다. 그래서 소송 대상 참가대상을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상에서도 한미약품과 관련한 항의성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기술개발은 계속돼야 하니 회사는 살려두되, 장난질을 한 사람들의 재산을 몰수해 개미들에게 배상하게 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주가 갖고 장난치는 회사는 예외없이 퇴출시켜야 한다. 더욱이 약을 만드는 회사라면 용서가 안된다"고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투신, 기관 미공개정보로 개미들을 털어먹은 것들은 법으로 처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newsroom@kukinews.com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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