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대구=김덕용 기자]영남대(총장직무대행 김진삼)가 '최순실' 파문에 휩사이면서 차기 총장 후보 선출에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영남대는 '비선실세' 최순실과는 상관 없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1980년부터 1988년까지 재단 이사를 역임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이전부터 박 대통령측이 영남대 재단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만큼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피하기 위해 일부 총장 유력 후보자들이 공모에 나서길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교육부의 재정지원 사업에서도 영남대는 '단 한번' 탈락한 사례가 없어 배후에 박 대통령이 있는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총장은 좀…'너도 나도' 손사래
영남학원과 영남대는 1일 총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이달 중순까지 공모를 받아 3~5명의 후보군으로 압축, 후임총장을 선임한다.
하지만 유력후보군 10여명 가운데 그동안 대통령의 최측근 실세로 알려진 최외출 교수(새마을국제개발학과)와 이호성 영남이공대학 총장이 공모에 나설지는 아직 불투명한데다 일부 교수들은 응모 자체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선캠프 기획조정특보로 활동한 최 교수는 현재 박정희새마을연구원장, 글로벌새마을포럼 회장 등을 맡고 있다. 올해초까지 대외협력부총장을 맡았다.
이번 '최순실' 사건이 확산되면서 최 교수에 대한 내부 반발도 커세지고 있다.
이 대학 A교수는 "비록 박근혜의 때가 묻은 최외출 교수가 총장 자리를 엿보고 있지만 2만 학우들과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호성 영남이공대학 총장도 개인 사정 등으로 소극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장후보군으로 거론되던 3~4명의 교수들도 여러 이유로 총장후보공모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이들 외에 '제3의 외부 인사설'도 흘러나오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했다.
◇'특혜' 영남대…커지는 의혹
2009년 영남대 재단이 정이사 체제로 바뀌며 재단은 박근혜 종전이사중심의 정이사체제로 정상화 됐다.
당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선임된 이사 7명 중 4명을 추천하고 자신은 복귀하지 않았다. 이로써 영남대는 사실상 현재의 박 대통령이 장악하게 됐다.
현재 영남학원 이사장은 이른바 '교피아' 출신인 이천수 전 교육부 차관이 2013년 8월부터 맡고 있다.
영남대는 올해 프라임사업(3년간 150억원 지원)에 선정되는 등 정부 지원 사업 유치에 잇따라 성공했다.
최근에는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에도 선정돼 3억8000만원을 지원받는다.
지역 대학가에서는 영남대가 현 정부들어 재정지원 사업에서 탈락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유인태 전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사랑이 도를 넘어선 것 같고 교육부의 특정 대학 밀어주기 의도에서 나온 결과물이라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번 정부에서 영남대 출신의 등용도 눈에 띄고 있다.
영남대 교수 출신인 김재춘 교육개발원장은 교육부 차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 정권에서는 중앙대가 특혜를 받았다면 박근혜 정부에서는 영남대가 덕을 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순실' 사건에 박 대통령이 휩사이면서 영남대도 특혜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구 B대학 한 관계자는 "영남대가 대학 재정지원사업에서 싹쓸이를 하고 있는데 교육부가 알아서 잘 챙겨주고 있는 것 같다"며 "이번 사태가 확산될 경우 특혜 논란이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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