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정현호 대표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 의심된다”

메디톡스 정현호 대표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 의심된다”

기사승인 2016-11-04 11:25:11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보툴리눔 톡신은 라면스프 정도가 되는 분량으로도 자연계에서 발견될 경우 ‘생화학적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위험한 물질입니다. 우리가 먼저 나서서 ‘유전체 염기서열’ 공개를 하는 이유는, 이것이 고위험 병원체인 보툴리눔 균주의 기원의 적확성과 정당성을 규명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보톡스(보톨리눔 톡신) 균주 기원’을 둘러싼 메디톡스와 대웅제약·휴젤 간의 공방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이사는 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자사 제품인 ‘메디톡신’ 균주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공개한 배경을 이 같이 밝혔다. 

‘보톡스’라는 대명사를 만든 업체는 엘러간사를 비롯해 7곳이다. 이중 3개 업체가 국내기업이며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메디톡스, 대웅제약, 휴젤 등이 보톡스제품을 개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보툴리눔 톡신 메디톡신 상용화에 성공한 선발주자다. 

최근 논란이 시작된 것은 메디톡스가 후발주자인 대웅제약과 휴젤 등이 제조한 보툴리눔 균주의 기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메디톡스는 균주의 기원을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현호 대표는 “보툴리눔 균주의 기원 규명을 통해 균주 획득 경위가 적확하고 정당하게 이뤄졌는지 검증할 수 있다”며 “그런데 일부 업체에서 이 같은 경위에 대해 명확하고 투명하게 밝히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메디톡스는 자사 제품의 유전체 전체 염기서열을 국내업체 중 처음으로 공개했다. 정현호 대표 “염기서열은 기업기밀이 아니다”며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을 통해 해당 생물의 전체 유전자 구성을 알게 되며 미생물의 경우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을 통해 해당 미생물의 계통을 정확히 분류할 수 있다. 이는 가장 객관적으로 균주 기원을 밝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균주 기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 대표는 “대웅제약은 동 회사가 발견하고 보유한 보툴리눔 균주를 ‘홀(hall)’이라고 명명했다. 그런데 이 균주는 미국의 이반 홀 박사가 분리한 균주에만 붙일 수 있는 고유명사이며 현재 엘러간 메디톡스 등이 보유하고 있다”며 “따라서 대웅제약이 한국 토양에서 발견, 분리한 균주에 홀이라는 이름을 붙여서는 안된다. 이는 대웅제약이 홀 균주라는 명칭을 붙여 명성에 편승하려는 의도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특히 회사는 대웅제약이 발견한 균주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메디톡스 균주와 정확하게 일치해 균주 기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 대표는 “균주 기원이 다른데도 동일한 유전체 염기서열로 나온 것이 상식 밖의 일”이라며 “자사가 유전정보 데이터베이스 뱅크에 대웅제약이 홀로 등록한 균주의 염기서열을 확인한 결과, 1만2912개 전부 메디톡스의 균주와 100% 일치했다. 우리가 미국 연구소에서 가져온 균주와 대웅제약이 한국 토양에서 발견한 균주의 염기서열이 동일하다는 것은 의문이다. 이러한 사항으로 볼 때 대웅의 균주 기원해당 균주 발견자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에서는 특정 업체가 ‘경쟁사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훔쳤다’는 루머까지 퍼지고 있다. 정 대표는 “자사의 균주가 유출됐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본다. 다만 정황은 없어서 함부로 말할 수는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대웅제약, 휴젤 등이 균주 기원 등을 공개하고 이같은 논란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newsroom@kukinews.com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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