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동행 최순실 성형외과, 성형외과 아닌 ‘일반 의원’

박 대통령 동행 최순실 성형외과, 성형외과 아닌 ‘일반 의원’

비선실세 등에 업으면 비전문가도 성형외과 전문의로 둔갑?

기사승인 2016-11-09 10:20:54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순실(60)씨가 다녔던 서울 강남의 한 의원이 청와대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은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 병원은 성형외과전문의가 운영하는 병원이 아닌 일반 의원인 것으로 쿠키뉴스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의료계에 따르면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씨가 단골로 다녔던 것으로 확인된 병원은 강남구청역 인근에 위치한 K의원이다. 이 병원은 성형외과라는 간판을 내걸고 병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 성형외과전문의 자격을 갖고 있지 않은 원장이 진료를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의원의 김 아무개 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세번이나 동행했다. 실제 지난해 4월17일 모 의료기기 업체가 중남미 4개국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 JTBC보도에 따르면 이 업체는 김모 원장의 처남이 운영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해 9월에는 박 대통령 중국 방문 시 경제사절단에 참여하는데 참여 인원만 5명으로 사절단 중 가장 많았다. 이어 올해 5월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 및 프랑스 순방에선 병원 소속 두 업체가 나란히 이름을 올려 각각의 회사 대표인 가족 두 명이 함께 동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의료인들 사이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해외 순방 등 정부 행사에 관련 단체나, 협회 등은 공문을 받거나 공식 요청을 받은 적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차상면 대한성형외과의사회 회장은 "대통령 순방은 국가의 공식 행사이기 때문에 최소한 관련 협회나 의사회에 공문을 보내 참여 요청을 하는 절차가 있을텐데, 청와대에서 단 한건의 공문도 받은 적이 없다"며 "박 대통령 공식 행사가 뉴스에서 보도된 뒤에 어떤 의사가 따라 갔는지 정도만 알게 됐다"고 밝혔다. 

성형외과의사회 측은 "해당 병원이 성형외과전문의 자격이 없는 비전문의 의사라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병원은 녹는 실을 이용해 주름을 펴주는 ‘피부 리프팅’ 등 피부과 시술을 하는 병원이며, 주로 대기업 오너 일가와 유명 연예인 등이 고객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상면 회장은 "일부 언론 보도에서 '성형외과'라는 명칭을 사용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해당 병원 원장은 성형외과의사회에 등록되지 않은 성형외과 비전문의 의사"라고 말했다.

차 회장은 "성형외과전문의와 비전문의가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에서 '성형외과'라는 명칭을 붙여 국민들도 혼란스러워 할 수 있다"며 "원칙적으로 성형외과전문의가 아니면 성형외과라는 이름을 내걸고 사업자로 등록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지난 5월 취임 후 해당 성형외과 김 아무개 원장을 지난 7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의 외래교수로 위촉했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는 일반 대학병원과 달리 건강검진을 주 업무로 하는 곳이라 성형외과가 개설도 되지 않았지만, 외과 외래교수로 위촉된 것이다. 그러다가 돌연 2주만에 서 원장은 김모 원장을 해임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장이 외래교수를 직접 위촉한 것은 맞다. 그러나 최순실씨와 관련하여 어떠한 외압도 없었다"며 "당시 강남에서 김 원장이 성형시술 등에서 유명하다는 평판이 있어 위촉한 것으로 안다. 그러나 검진센터에서 성형시술을 굳이 할 필요가 있냐는 의견들이 있어 해임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newsroom@kukinews.com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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