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초대석] 김경진 의원 “최순실 사태, 독특하고 음습한 냄새 난다”

[국회 초대석] 김경진 의원 “최순실 사태, 독특하고 음습한 냄새 난다”

“야권 정권창출에 힘 보태고 싶다”

기사승인 2016-11-11 09:23:13

[쿠키뉴스=양병하 기자] 검사 출신으로서 20대 국회에 첫 입성한 김경진(50·사진)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가 부쩍 늘었다. ‘최순실 게이트라 불리는 국정 농단 사건과 관련 많은 언론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기 때문이다. 김 의원의 거침없는 입담은 이미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전부터 여러 종편 채널을 통해 국민들에게 친숙하게 알려졌다.

김 의원은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와 나눈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간 검찰이 정권에 완전히 예속돼 영혼이 없는 상태가 된 것 같다정말 처참할 정도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이번 최순실 게이트를 바라보는 시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여권 내부에서도 수사를 제대로 안했을 경우 새누리당, 나아가 보수세력 전체가 망한다는 위기의식이 작동하고, 동시에 검찰도 존재근거가 무너진다는 위기의식이 들게 되면 수사를 제대로 할 것이며 특히 여론의 흐름이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것 같다는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봐야하나.

헌법적으로 보면 정종섭 전 장관이 쓴 책에도 헌법상 면책특권이 소추는 불가하지만 수사는 가능하다고 돼 있다. 상당수 헌법학자들이나 형법학자들이 그런 입장이다. 조사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퇴임하는 순간 곧바로 기소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조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 거론되고 있다. 검찰이 수사를 통해 대통령의 관여 정도를 밝혀야 한다. 재단을 통한 대기업 모금과정에서 최순실이 개입됐지만 안종범 전 수석이 직접 대기업에 전화한 정황이 있다. 안 전 수석이 단순히 최순실과만 내통한 것은 아니라 본다.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안 전 수석이 개입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대기업이 돈을 건넨 것은 청와대가 모든 행정상 인허가, 세무조사, 검경 내사, 공정위 조사, 각종 이권, 법률안과 제도 변경 등을 쥐고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뇌물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나. 대통령을 먼저 입건하고 퇴임하는 순간 기소하는 게 바람직하다. 과거 각 정권마다 뇌물수수 사건 등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대통령이 판단을 못하고 외부인사들에게 판단을 의존했던 특이성이 보인다. 최순실 일가의 경우 박 대통령과 젊은 시절부터 연관돼 있고, 특히 최태민과 연관된 사람들이다. 독특하고 음습한 냄새가 나는 구조다. 과거와 달리 요즘은 국민의식이 높기 때문에 전 국민적 폭발성이 있었던 것 같다.

 

-검찰에서 최순실에게 증거인멸의 기회를 줬다는 비판도 있는데.

최순실 또는 그 주변인들이 인덕을 못쌓은 것 같다. 주변에서 제보하고 진술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 이 사람들이 최순실에게 불리한 이야기도 서슴없이 하는 정황이다. 검찰 수사가 굉장히 늦었고 증거인멸의 기회를 줬다. 수사 초기단계에는 검찰 수사가 의미가 없긴 했다. 그나마 국민의 강한 여론 압박과 최순실 관련 증언들로 인해 수사가 전혀 의미 없다고 할 순 없다.

 

-국회 첫 입성 후 치른 국감은 어땠나.

국회의원이 국가를 위해 일한다면 여지가 많다. 이번 최순실 사건도 크게 두 가지다. 언론에서 취재를 해서 의혹을 제기하고, 의원들이 관련기관들을 밀고 당기면서 자료를 받으면 그것을 상임위에 제시하고, 언론은 그것을 기반으로 추가 취재를 해서 여기까지 밝혀진 것이다. 사실 현재 박 대통령의 행태는 예상이 어려울 정도의 비정상적 행태다. 그래서 더더욱 행정부 감시 견제기능이 의미가 크다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이 상당히 큰 것 같다.

 

-정치에 입문한 계기가 궁금하다.

2000년 초부터 정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과거 1년여 공안검사를 할 때인데, 당시 선거, 노동운동, 시민사회 등을 들여다보게 됐다. 그 과정을 통해 정치에 자연스레 눈을 뜬 것 같다. 그러면서 공무원보다는 뭔가 창조적으로 정책 형성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2008년 검사를 그만두고 나오면서 준비를 했다.

     

-국회 입성 전까지 낙선의 고배를 마시기도 했고 여러 어려운 과정을 거쳤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정치를 놓지 않은 원동력은 무엇인가.

성격이 매우 끈질긴 편이다. 하는 듯 안하는 듯 하면서도 끝장을 봐야 한다. 스스로에 대한 내면적 믿음이 강하다. 정치를 하면 누구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세상을 풍요롭고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자기 믿음이다. 그리고 잘나고 힘 있는 사람은 각자 자기를 보호하고 자신의 권익 이상의 것을 취하는 데 걸림돌이 없는데, 가난한 자는 누군가가 사명감을 가지고 보호해줘야 그들의 이익을 지킬 수 있다. 나도 시골의 작은 마을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있었다. 이런 마음이 정치에 대한 욕망과 결합하면서 지금까지 온 것 같다.    

 

-검사를 그만두고 대형로펌을 뒤로하고 인권변호사의 길을 선택한 이유는.

공익 변론을 해도 일정 건수 이상은 사건을 수임하기 때문에 먹고 사는 데 지장은 없다. 인권변호사를 하면서 별로 힘들었던 시간은 없었던 것 같다. 다만 어려운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그 사람들이 세상을 살면서 갖는 느낌들이 내게도 전파돼 온다. 세상에 대한 분노와 상실감 같은. 사회안전망이라고 하는 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심정적인 편안함이 있어야 한다. 우리사회에서 낙오자나 패배자가 되더라도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가 나를 보살펴 준다는 안정감이 있어야 하는데, 사회구성원 상당수가 분노와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보수와 재벌세력은 결국 정부정책에 의해 결정되는 것 아닌가.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공적자금을 몰아준다던지, 민영화 이권을 헐값에 낙찰받는 등 국민의 피땀 어린 세금으로 조성된 기반으로 그만큼 성장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우리사회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하는데 그러한 책임감이나 의식이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견기업 이상의 경영자들의 마음을 돌려서 우리사회의 책임감 있는 주체로 만드는 것이 우리 정치지도자가 해야 할 일이다.

 

-앞으로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나.

현재 국회 미방위 간사를 맡고 있다. 충실한 상임위 활동을 하는 것이 우선이고, 야권에서 정권을 창출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 지역구(광주 북구) 발전을 위해서도 헌신적인 노력을 하겠다. 방송 패널로 꾸준히 출연 중인데 우리사회 이슈에 대해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항상 국민들과 소통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김경진 의원>

-금호고 졸업

-고려대 법학과 졸업

-고려대 법학 석사과정 수료

-31회 사법시험 합격

-인천지검, 군산지검, 광주지검, 전주지검 검사

-대검찰청 검찰제도 연구관

-서울중앙지검 검사

-광주지검 부장검사

-법무법인 이인 대표변호사

-20대 국회의원(국민의당, 광주 북구갑)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간사

 

md5945@kukinews.com

양병하 기자
md5945@kukinews.com
양병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