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 염태영 수원시장 “하야라는 표현은 귀족적, ‘퇴진’이 알맞다”

[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 염태영 수원시장 “하야라는 표현은 귀족적, ‘퇴진’이 알맞다”

수원형 거버넌스 시스템 구축… 전국 최고 주민자치 1번지 자리매김

기사승인 2016-11-14 09:28:00

[쿠키뉴스=양병하 기자] 염태영(56·사진) 수원시장은 100만여명이 참여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리기 하루 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결단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하야라는 표현은 귀족적이다. 퇴진이 맞다. 최순실 개인의 부도덕이나 치부가 아니라 이번 사건의 몸통은 바로 박 대통령이다. 국민들은 더 이상 대통령에게 기대하지 않는 것 같다. 물론 시장의 위치에서 하야, 퇴진이라는 언급은 적정하지 않다. 하지만 조기에 국정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한다.”

인터뷰 하루 전 수원시내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처음 참석했다는 염 시장은 시장으로서가 아닌 개인 염태영의 자격으로 촛불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전대미문의 국정농단 사태 속에서 시장의 위치에서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애써 자제하고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몸통이자 본질은 변하지 않은 채 작금의 국면만 모면하려는 대통령의 얄팍한 현실인식에 대해 깊은 실망감을 느끼면서 촛불을 들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연일 계속 이어지는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하고, 시정에 대한 전반적인 질문으로 화제를 바꿨다.

     

 

-재선에 성공하고 2년여가 흘렀는데 소감은.

민선 5, 6기 수원시장으로서 사람에 가치를 두고 시정의 처음과 끝을 오직 시민이라는 일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민선 5기를 시작하면서부터 임기를 8년이라고 생각하면서 일했다. 다행히 수원시민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해줘 중단 없는 시정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청렴도, 부채, 시민참여 거버넌스, 각종 현안 문제 등을 하나씩 해결하고 있다. 특히 군()공항 이전, 수원컨벤션센터 건립, 수원화성 방문의 해, 일자리 창출 등 계획했던 일들을 완수해가면서 수원 미래 100의 성장동력을 키워하고 있다.

 

-수원이 인문학도시를 표방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렇다. 인문학도시 육성을 위해 현재 다양한 인문학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 중심이 도서관이라는 생각으로 그동안 9개의 도서관을 건립했다. 2018년까지 3개 도서관을 추가 건립함으로써 총 20개의 공공도서관을 만들 생각이다. 인구 5만명당 도서관 1개인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고자 한다.

 

-시민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취약계층의 생활 속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YES생활민원 가사홈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복지사각지대 이웃을 발굴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휴먼서비스센터’, 전화 한 통화로 불편사항과 궁금한 내용을 해결하는 휴먼콜센터등 시민생활 속 작은 부분까지 섬세하게 챙기고자 한다. 이와 함께 미래 수원을 이끌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육성하기 위해 수원컨벤션센터 착공, 군공항 이전, 스마트 폴리스 조성, R&D 사이언스파크 추진에 역점을 두고 있다. 20년 만에 우리나라 최초의 도심 자연생태하천으로 재탄생한 수원천 복원사업, 차 없이 사는 미래체험축제, 환경성질환 아토피센터, 기후변화체험관, 햇빛발전소 및 신재생에너지 보급 등으로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의 환경정책을 추진 중이다. 

 

 

-수원은 스포츠메카로서의 위상도 대단한데.

시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건강미래도시 조성의 일환으로 서수원칠보체육관과 씨름전용체육관을 개관했다. 수원야구장 리모델링을 통해 스포츠 인프라를 확대하고, 10구단인 KT위즈와 내년도 피파 U-20 월드컵 유치 등 국내외적으로 굵직굵직한 빅이벤트를 유치했다.

 

-문화관광 분야에 대한 정책은.

화성 내 시립아이파크미술과, 전통식생활체험과, 예절교육관, 계류식 헬륨기구와 화성어차 운행 등 관광문화 인프라 구축에도 노력 중이다. 수원화성 방문의 해 사업 추진, 정조대왕 능행차 전구간 재현, 수원국제음악제와 연극제 등 격조 높은 공연과 축제를 통해 문화관광도시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평소 공직자들의 청렴도를 매우 강조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민선 5기 취임 당시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평가에서 5등급을 받았다. 이후 청렴기록사관제를 운영하고 청렴팀을 신설하는 등 다양한 청렴정책을 통해 2등급으로 청렴도를 끌어올렸다. 또한 주민참여 계획, 예산, 실행, 갈등관리의 과정응통해 수원형 거버넌스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전국 최고의 주민자치 1번지로 자리매김했다고 자부한다. 

 

 

-현재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시정은.

현재 인구가 123만명에 달해 광역단체 수준으로 복잡다양한 행정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조직과 재정운용의 한계로 대응에 어려움이 있다. 이를테면 20만명 이상 도시의 공무원 1인당 담당하는 시민이 35.6명인데 수원은 422.5명을 담당하고 있다. 다른 대도시에 비교해 차별을 받고 있는 수원시민을 위해 대도시에 걸맞은 특례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례시 추진은 임기 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특례시 추진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은.

그동안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 특례 법제화를 중앙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했다. 2013년에는 박근혜정부의 국제과제로도 채택됐고, 창원·고양·용인·성남시와 함께 공동연구와 정책간담회 등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19대 국회에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아쉽게 불발됐다. 하지만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 특례 마련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 빠른 정책적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20대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수원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이찬영, 김영진, 김진표 의원이 인구 100만 대도시 특례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개인적으로 지난달 10일 국회에서 정세균 의장을 만나 특례관련 법안에 대한 국회 통과를 건의했고, 청주시가 가세한 6개 대도시가 공동으로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공동건의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좋은 결실을 기대하고 있다.

 

-평소 주장하고 있는 지방분권형 개헌의 구체적인 방향은.

우리나라는 중앙집권이 너무 심해 지방의 활력이 떨어지는 문제를 안고 있다. 지속가능한 국가발전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지방분권과 실질적인 지방자치를 보장하는 지방분권 개헌으로 가야한다. 선진국은 모두 지방분권의 헌법구조로 돼 있다. 이번 기회에 지방자치를 형식이 아닌 지방분권 이념을 헌법에 명시하고, 자치입법권과 자치재정권을 헌법으로 명확히 보장받아야 한다. 수원은 주민자치와 자치분권 1번지를 표방하면서 지난 6년간 자치분권 개헌을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 2월에는 남결필 경기자사, 9월에는 안희정 충남지사를 초청해 꿈과 비전을 듣고 우리가 지향하는 자치분권을 공유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정세균 의장과 함께하는 지방분권개헌 500인 원탁토론을 열었는데 그동안 이뤄진 자치분권 논의의 결정판이라고 할 정도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여러 정치지도자와 자치분권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전국을 다니면서 자치분권 개헌 확산을 위한 현장토크를 진행할 생각이다.

 

   

-시민참여형 거버넌스 행정에 대해 강조했는데 구체적인 성과는.

최근 거버넌스 행정을 이야기하는 지자체들이 많아지면서 상당히 보편화되긴 했다. 시장으로서 수원시만의 거버넌스 모델을 만들어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대표적인 거버넌스 제도로 도시계획 시민계획단, 마을르네상스사업(마을만들기), 좋은시정위원회, 주민참여예산제, 시민배심법정 등을 들 수 있겠다. 각각의 개별제도를 운영하는 기초단체가 있지만 수원시는 행정의 전과정에 시민참여제도를 도입하고 시스템화했다는 데 큰 차이가 있다. 정책제안, 예산편성, 도시설계, 마을만들기 등 행정 전분야에 시민과의 소통을 통한 참여가 일상화됐다. 이러한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갈등도 시민 스스로가 해결하고 있다. 수원시의 거버넌스 행정이 시민의 참여와 소통을 통해 행정의 투명성, 접근성, 민주성을 향상시켰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거버넌스를 확대해 시민과 소통하는 정책을 펼쳐가겠다.

 

-노령화와 저출산 등 인구절벽 문제로 지자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어떤 해결방안이 있나.

통계청 인구추계에 의하면 1970년부터 꾸준히 성장한 우리나라 총인구가 2030년에 5216만명으로 정점에 도달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40년에는 51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초자치단체로는 수원이 처음으로 실시한 인구추계 모형계발 및 예측연구 결과, 2040년 수원시 인구는 1349533명으로 정점에 도달한 후 점진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됐다. 다른 지자체보다는 노령화와 저출산에 따른 문제가 심각하진 않지만, 감소하는 학령인구와 증가하는 노령인구에 따른 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출산율을 높이지 않는 한 수원시 역시 고령화사회로의 진입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정부도 인구위기 극복을 위해 2020년까지 135000가구의 신혼부부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등 저출산 고령화대책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본질마저도 비켜가고 있다는 시각이 다수다. 결국 저성장과 인구절벽은 피할 수 없는 미래의 모습이고, 앞으로 더욱 어려운 환경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저성장시대와 지방소멸의 위기를 벗어나 지속가능한 도시성장을 이끌어 낼 대안을 준비하고 실천할 때가 됐다. 이에 수원시는 저성장과 인구절별시대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수원미래기획단을 설립하려고 한다. 이달 15일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간다.

 

<염태영 시장>

-1960725

-수성고 졸업

-서울대 농화학과 졸업

-삼성종합건설 환경사업부 근무

-두산엔지니어링 환경사업부 상무이사

-수원환경운동센터 공동대표

-청와대 국제과제담당비서관

-국립공원관리공단 상임감사

-수원르네상스포럼 대표

-26대 수원시장

-전국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 사무총장

-세계화장실협회 회장

-27대 수원시장(더불어민주당, 재선)

 

md5945@kukinews.com

 

양병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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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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